한국 대표팀의 이승렬 선수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숙소인 노이슈티프트의 야크트호프호텔에서 고지대 적응에 도움을 주는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겨레 특집 | 남아공 월드컵 D-1]
대표팀, 안방처럼 편한 대접
대표팀, 안방처럼 편한 대접
김밥과 장어구이, 돼지보쌈과 새우젓까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의 야크트호프호텔 저녁식사 시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 패배로 침울한 선수단을 위해 이번 대표팀부터 처음으로 합류한 조리사 2명이 특식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많이 먹지 않았지만 한식이 먹고 싶어 안달할 일은 없다.
선수와 임원까지 50명을 먹일 대형 전기밥솥 2개는 필수장비다. 김치찌개, 북어국, 소고기국 등 따끈한 국을 위해 가스버너 6개 이상을 휴대하고 다닌다. 모든 식재료는 현지 조달이 원칙이다. 축구협회 직원이 곳곳에 쌀과 김치 등을 구할 장소를 미리 점검해서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
한국만이 유별난 팀은 아니다. 대표팀의 조준헌 행정담당은 “요즘은 다른 나라들도 특별식 제공을 위해 주방장이 따라붙는 경우가 있다”며 “서로 다른 나라 것을 보면서 따라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은 생각보다 절대로 많이 먹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대표선수가 되면 영양제도 특별나다. 영국의 건강보조제 공급사인 시엔피(CNP) 프로페셔널에서 수입한 단백질 영양제를 훈련 시작 전, 45분 뒤, 끝난 뒤, 숙소 들어가 샤워 뒤 등 시간대별로 하루 8차례 먹는다. 비타민이나 단백질에 민감한 선수들은 설사를 하는 등 적응에 애를 먹기도 한다. 박일기 언론담당은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원기회복에 좋다”고 했다. 입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선수들은 여벌 유니폼과 추위에 대비한 점퍼 등 각종 의류를 1인당 20~30벌씩 챙기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특별난 점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산소량 조절 마스크를 하루에 1시간 정도 휴식시간 때 착용하도록 한 점이다. 산소량을 고지대에 맞춰 고지 적응 효과를 낸다. 선수들의 심박수나 운동량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경기력 측정시스템도 대표팀이 장착한 새로운 무기다. 송준섭 주치의 말고도 축구광인 임동주 대동한방병원 원장이 자원봉사를 자청해 동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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