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D-9] 최종 엔트리 23명 확정
허 감독, 그리스전 베스트11 구상 착수
박주영 ‘새짝’ 놓고 염기훈 등 경쟁할듯
허 감독, 그리스전 베스트11 구상 착수
박주영 ‘새짝’ 놓고 염기훈 등 경쟁할듯
“모든 것은 내가 걸머질 것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의 기자단 숙소인 카펠라호텔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허 감독은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신형민(포항 스틸러스),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이 아쉽게 제외됐다”고 탈락 선수를 짧게 발표했다. “마음 같아서는 함께 가고 싶지만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 때는 떨어진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이 강하게 배어 있었다. 허 감독은 “의료팀과 체력관리팀, 코칭스태프가 협의를 했고, 지금까지 쭉 보아 왔고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 경기력이 최고의 잣대 허 감독은 이근호의 탈락과 관련해 “기회를 많이 줬는데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 예선 때의 공로를 생각해 더 지켜봤지만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근호는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과 최종예선 때 활약하며 대표팀의 7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큰 공로를 세웠다. 스스로도 “그동안 고생 고생하며 여기까지 왔다. 꼭 본선에 가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최종예선이 끝난 지난해 6월부터 최근 벨라루스 평가전(5월30일)까지 이근호의 득점포는 주춤했다. 이 기간 10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 풀타임을 뛰지 못했다. 허 감독은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남아공으로 놀러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이승렬·김보경이 떴다 허정무 감독은 “세대교체 차원에서라도 젊은 선수들을 남아공에 데려가겠다”고 강조해왔다. 차세대 간판 이승렬(FC서울)과 김보경(오이타 트리니타)이 낙점을 받았다. 둘 다 1월 남아공 전지훈련 때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간 경기에 데뷔한 새내기다. 2008년 K리그 신인왕 출신의 이승렬은 호리호리하지만 발이 빠르고, 슈팅력, 개인기를 겸비한 재목이다. 그동안 후반 조커로 많이 나와서 A매치 8경기 3골을 기록했다. 김보경은 왼발 자원으로, 측면 미드필더부터 중앙까지 커버할 수 있다. 허 감독은 “23명 안에 김보경이 들어 있는 게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실제로 보면 나이를 떠나서 경기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은 근성과 스피드, 킥 능력 때문에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의 백업 요원으로 한 자리를 차지했다.
■ 그리스전 최적의 공격 조합은? 12일 저녁 8시30분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B조 그리스와의 첫 경기는 가장 중요하다. 허 감독은 장신이지만 느린 그리스 수비를 뚫기 위해 스피드 있는 공격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4(수비)-4(미드필더)-2(공격) 전형의 최전방 공격수는 박주영(AS모나코)이 붙박이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염기훈(수원 삼성)과 이승렬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렬은 주로 조커로 투입돼 왔지만 스피드에서는 염기훈을 앞서고 있어 선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공권과 ‘한방’을 갖춘 이동국은 그리스전보다는 2차전 아르헨티나, 3차전 나이지리아 경기를 대비한 포석이다. 허 감독은 “자기공명촬영(MRI) 결과 이동국의 허벅지 뒷근육 상처가 아물었다. 일주일 안에 100% 팀훈련에 합류한다”며 “그리스전에서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4일 새벽 1시 인스브루크에서 열리는 스페인과의 마지막 평가전은 최정예가 나설 예정이다. 문지기는 이운재(수원 삼성)와 정성룡(성남 일화)이, 오른쪽 풀백에서는 오범석(울산 현대)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맹렬하게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최종 명단 발표에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면 끝”이라는 허 감독의 메시지는 강렬했다. 본선까지 남은 기간은 베스트11을 향한 싸움으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노이슈티프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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