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스페인, 이번엔 소원성취?
60년전 4강 최고성적…최강멤버 ‘절치부심’
우승경험 7개국뿐…브라질, 여섯번째 도전
우승경험 7개국뿐…브라질, 여섯번째 도전
[2010 남아공월드컵 관전포인트] ① 우승트로피는 어디로 2010 남아공월드컵이 14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선 진출 32개 팀이 훈련캠프를 차리고 평가전을 치르는 등 전력 담금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 관전포인트를 10여차례에 걸쳐 싣는다. 1930년 시작돼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나라는 7개에 지나지 않는다(표 참조). 연맹 회원국이 202개인 점을 감안하면, 우승은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셈이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우승후보를 예측하기 힘들다. 저마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다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럽의 잉글랜드와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을 꼽고 있다. 굳이 아프리카 쪽을 고른다면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정도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런데 우승해야 할 이유도 저마다 각양각색이다. ■ 스페인·포르투갈 “이번엔 꼭 우승” ‘무적함대’ 스페인은 늘 우승후보군에 분류돼 왔지만, 1950년 브라질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었을 정도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1978년 이후론 줄곧 본선에 올랐지만, 4년 전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1-3으로 져 탈락하는 등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2002 한·일월드컵 때는 8강전에서 한국에 승부차기로 져 탈락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브라질에 이어 당당히 피파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유로 2008에서는 막강한 전력으로 1964년 이후 44년 만에 다시 우승을 일궈내며 만개했다. 2000년대 초반 레알 마드리드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 비센테 델 보스케(61) 감독의 지휘 아래, FC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세계 최정상 미드필더가 포진해 있다. 공격수도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 등 역시 최강 멤버다. 유럽예선에서는 파죽의 10전 전승, 28골에 6실점만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편성도 좋다. 스위스, 온두라스, 칠레 등과 함께 H조에 속해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보유한 포르투갈도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에우제비우가 돌풍을 일으켰던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3위가 최고 성적.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루이스 피구를 앞세워 본선에 나왔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박지성에게 골을 내주며 0-1로 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호날두의 활약으로 4강까지 올랐으나 프랑스에 0-1로 아쉽게 져 결승행이 좌절되기도 했다. 데쿠(첼시),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망 사브로사(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공격진이 화려해 기대해볼 만하다. 그러나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북한과 함께 속한 죽음의 G조를 넘는 게 우선이다. ■ 외국인 감독 잉글랜드 “44년 만의 우승을”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65)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도 우승후보 0순위다. 1966년 보비 무어를 앞세워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44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유로 2008 본선 진출 실패 뒤 카펠로를 영입해 팀을 재정비했으며, 유럽예선에서 9승1패 조 1위로 남아공행을 확정지었다. 웨인 루니(10골·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앞세워 10경기에서 무려 34골을 작렬시키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잉글랜드가 우승하면, 외국인 감독이 사상 처음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미국, 알제리, 슬로베니아 등과 C조에 편성돼 조별리그 전력 소모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브라질 “별 5개로는 부족해” 둥가(48) 감독의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후보’다. 통산 5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우승 기록도 가지고 있다. 1994년 미국, 2002 한·일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도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카카, 호비뉴 등 초호화 멤버로 통산 6회 우승은 떼어논 당상처럼 보였으나 8강전에서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에게 골을 내주며 0-1로 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전력은 명성 면에서 그때보다는 못해 보이지만, 1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남미예선 1위 등 최근 좋은 성적을 올려 기대를 부풀린다. ■ 마라도나 “감독으로도 우승할 거야”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 0순위다. 최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는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을 앞세워 5-0 대승을 거뒀다. 앙헬 디 마리아(벤피카)와 막시밀라노 로드리게스(리버풀)의 좌우 측면공격도 위력적이었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1986년 주장으로서 아르헨티나의 통산 2회 우승을 이끌었다. 그가 이번에 우승하면 마리우 자갈루(브라질)와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서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세번째 주인공이 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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