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평가전 스탠드에서 지켜보고 '위력 떨어진다' 평가
“아직 준비가 덜 돼…시간 지나면 달라질 것” 경계 안늦춰
“아직 준비가 덜 돼…시간 지나면 달라질 것” 경계 안늦춰
판단 보류! 그러나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북한을 통해 그리스 전력의 일단이 드러났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북한과 그리스 평가전(2-2 무승부)을 스탠드에서 지켜본 뒤 전체적으로 그리스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피력했다. 그는 “스위스 및 우크라이나 등 월드컵 유럽예선 때 경기와는 전혀 다르다.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이나 역습에서 파괴력 있는 모습은 초반 반짝하고 끝났다”며 “그리스 선수단이 모인 지 얼마 안 돼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비왕국 그리스는 이날 4(수비)-4(미드필더)-2(공격) 전형으로 나섰다. 허정무 감독은 “강팀과 상대할 때는 (수비에 역점을 둔) 쓰리백을 쓰지만, 약체라고 생각되면 포백을 들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포백의 경우 양쪽 풀백의 공격 가담을 고려할 때, 측면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 비중이 큰 쓰리백보다 공격적이다. 그리스는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첫 상대인 한국전을 가상해 포진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원 공격의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인 기오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시나이코스)와 중앙 미드필더인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파나시나이코스)가 맡았다. 득점원은 유럽예선 최다골(10골)의 주인공 테오파니스 게카스(프랑크푸르트)와 노련한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다. 이날은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에 게카스가 나왔고, 카리스테아스는 후반에 투입했다. 그리스는 전반 2분 수비수 소티리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의 헤딩을 받은 카추라니스의 근접골로 기선을 잡았고, 후반 3분 카라구니스의 프리킥 때 카리스테아스의 오른발 슛으로 2골을 올렸다. 그러나 전반 23분과 후반 7분 북한의 ‘날카로운 발톱’ 정대세(가와사키)의 잇따른 추격 동점골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정대세의 후반 동점골 때는 길게 넘어온 패스 한방에 수비가 뚫려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주는 허점을 보였다. 북한은 신장은 좋지만 민첩성이나 스피드가 떨어지는 그리스 수비라인의 허점을 노려 짧은 패스로 압박을 가했다. 오토 레하겔 그리스 대표팀 감독은 후반 골키퍼에 주전 디미트리오스 초르바스를 비롯해 5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해 변화를 주면서 선수들을 점검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강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가 우리와 경기할 때 오늘 같이만 해준다면…”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리스 선수들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치른 경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것이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노이스티프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알타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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