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지성(가운데)이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전반 통렬한 선제골을 넣은 뒤 뛰어가고 있다. 사이타마/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남아공월드컵 대비 한·일 평가전 2-0 완승
박주영 페널티골…전술변화도 잘 이뤄져
박주영 페널티골…전술변화도 잘 이뤄져
그 명성 그대로. 역시 ‘산소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박지성이 일본 원정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변화무쌍한 포지션 이동으로 팀 공격을 주도하고, 전반 초반 팀 승리의 물꼬를 트는 선제골까지 터뜨리며 허정무호에 통쾌한 승리를 안겼다.
24일 저녁 일본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원정길에 일본에 들른 허정무호는 전반 6분 터진 박지성의 골과 후반 종료 직전 박주영(AS모나코)의 페널티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2월14일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때 국내파 위주로 출전해 일본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던 한국은 또다시 일본을 누르며 한 수 위임을 입증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72차례 A매치에서 40승20무12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남아공월드컵 4강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던 오카다 다케시(54) 감독의 일본은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한·일전에서 또다시 지며 고개를 떨궜다. 박지성은 지난해 6월17일 서울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최종전에서 후반 1-1 동점골을 터뜨린 이후 11개월여 만에 다시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이날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박지성은 후반 31분 이승렬(FC서울)과 교체됐다.
■ 파죽의 3연승 축구대표팀은 올해 해외파를 포함한 최정예가 출전한 3차례 A매치에서 모두 승리하며 남아공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번 승리에 앞서 3월3일 런던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포진한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2-0, 5월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2-0으로 각각 누른 바 있다. 두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포백 수비는 안정감 있는 조직력을 보였고, 박지성이 주도하는 공격도 위력적이었다.
■ 4-2-3-1 등 다양한 전술실험 허정무(55) 감독은 이날 다양한 전술실험을 했다. 전반엔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와 염기훈(수원 삼성)이 투톱, 박지성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좌우 공격. 그러나 이청용과 박지성은 한쪽 포지션에 고정되지 않고 좌우 중앙을 넘나들며 상대를 교란시켰다. 중앙미드필더는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 상무), 포백진은 이영표(알힐랄)-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곽태휘(교토 상가)-차두리(프라이부르크) 조합이 나섰다. 골문은 정성룡(성남 일화)이 지켰다. 후반엔 박주영을 원톱, 기성용-박지성-이청용을 바로 뒤에, 김남일(톰톰스크)과 김정우 2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 박주영 쐐기골 오른쪽 허벅지 부상 회복 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주영은 후반 종료 직전, 김보경(오이타 트리니타)의 날카로운 연결을 받아 상대 문전 왼쪽으로 쇄도하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해낸 뒤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팀 막내 김보경은 후반 31분 기성용 대신 투입돼 결정적 패스를 기록했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뒤 “어떤 분위기에서든 냉정을 잃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자고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소득이 있었다”며 “그러나 수비하다 공격으로 이어질 때는 더 세밀하고 날카로운 공격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이타마/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첫골 상황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주영(오른쪽)이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이타마/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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