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수비수로 조용형 대신 조금 더 큰 이정수를 투입하면서 곽태휘와 호흡을 맞추게 한 것은 그리스전을 대비한 포진이었다. 기존과 달라 위험부담이 컸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좌우의 이영표와 차두리도 협력하면서 수비가 안정됐다. 박지성의 골이 쉽게 터지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박지성의 골은 혼자서 만든 것이다. 유럽에서 단련된 힘으로 거친 태클과 몸싸움에도 지지 않고 만든 완벽한 골이었다. 전반은 4-4-2의 투톱, 후반은 4-2-3-1의 원톱 등 다양한 시도와 함께 미드필더 수를 전반 4명에서 5명으로 늘린 것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월드컵 B조 상대팀에 대비한 전술훈련이었다. 박주영의 후반 페널티킥은 재치로 만들어낸 것이다. 정성룡에게 자꾸 기회를 주는 것은 경험을 쌓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운재를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다. 일본 축구는 과거 상당히 날카로웠지만 지금은 예리함이 떨어졌다. 중원에서 패스는 많이 하지만, 공격에서의 파워나 문전돌파, 측면 크로스가 없었다. 패스만 가지고는 이길 수 없다.
최진한 FC서울 2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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