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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산전수전’ 거미손 이운재 ‘4번째 도전’

등록 2010-05-19 20:55수정 2010-10-29 11:18

후보설움·주전발탁·음주징계·복귀
노련미 강점…최근 슬럼프 극복해야
조르바스·로메로 등 새얼굴 ‘도전장’




[2010 남아공월드컵 D-22] ⑧ B조의 골키퍼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전문가 열이면 열 모두 골키퍼를 지목하는 게 현대 축구다. 문지기의 비중을 통상 30% 정도로 보고, 더 나아가 50%까지 보는 이도 있다. 그만큼 유능한 수문장은 강팀이 되기 위한 기본조건이다.

■ 한국-이운재 한국 대표팀의 넘버원 골키퍼는 백전노장 이운재(37·수원)다. 대표팀간 경기 129회 출장,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통산 4회 월드컵 출장, 대표팀 경기 실점률 0.86골. 연륜과 기록만으로도 정상급이다.

더욱이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감독들은 한번 신뢰한 문지기를 거의 영원히 신뢰한다. 그래서 후보 골키퍼는 주전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천하의 이운재도 후보시절 설움을 겪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주전인 최인영한테 밀려서 벤치만 지키다가 마지막에 기회를 잡았다. 본선 C조 리그 독일전에서 전반 3골을 먹자, 김호 감독은 대학생이던 이운재를 후반에 교체 투입했다. 월드컵 본선 첫 무실점 데뷔는 큰 자신감을 안겼다.

하지만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찰고무 탄력과 쇼맨십으로 인기를 모았던 김병지(경남FC)가 당시 차범근 대표팀 감독의 낙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도 김병지가 첫번째 선택이었고, 이운재는 후보였다. 김병지가 드리운 그늘은 짙어 보였다. 그러나 한순간에 운명은 역전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평가전 과정에서 공을 몰고 전방까지 나가는 ‘모험’을 하는 김병지가 불안하다고 느꼈고, 한·일월드컵 직전 이운재에게 주전 장갑을 안겼다.

이운재의 강점은 안정성과 대담성의 적절한 조화에 있다. 골문 주변에서 일대일까지 포함한 위급상황에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을 막아낸다. 2002 한·일월드컵 8강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보듯 고비마다 결정적인 방어를 해준다. 제공권 싸움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오는 담력과 판단력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월드컵 등 큰 무대 경험이 많은 것이 자산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컵 음주 사건으로 1년 동안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던 이운재의 징계가 풀리자 곧바로 발탁한 것은 노련미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운재의 남아공행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허정무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출정식 겸 에콰도르 평가전(2-0 승)에서 수문장에 그의 경쟁자인 정성룡(25·성남)을 세웠다. 허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금 골키퍼간에 누가 주전이라고 볼 수 없고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운재도 뜨끔했을 것이다.

허정무 감독의 제1 선택은 여전히 이운재다. 하지만 치열한 내부경쟁을 유도해 온 허 감독의 대표팀 운영 방식에서 이운재만 예외일 수는 없다. 소속팀 수원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데, 이것도 빨리 수습해야 한다.

조광래 경남FC 감독은 “이운재의 체중이 늘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매우 주변적인 얘기다. 그것보다는 나이가 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순발력과 민첩성이 떨어질 수 있다. 남은 기간 개인적으로라도 보강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그리스-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 골키퍼가 강한 그리스의 늦깎이 신예다. 월드컵 유럽예선 후반까지 주전 콘스탄티노스 할키아스(36·PAOK)가 8경기를 책임졌으나,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은 남은 경기에 주로 조르바스를 기용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우크라이나 원정 1차전(0-0), 안방 2차전(1-0)에서 180분 동안 현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주전으로 급부상했다. 대표팀간 경기 출장은 많지 않으나 유럽예선에서는 2승1무를 기록했다. 2004 유럽축구선수권 우승 멤버인 노장 할키아스도 언제든 선발로 나설 수 있다.

■ 아르헨티나-세르히오 로메로 아르헨티나의 23살 샛별 골키퍼다. 2007년 캐나다에서 열린 20살 이하 세계대회 우승,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때의 주역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지난해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이 발탁했으며, 주전 골키퍼의 부상으로 남미예선 막판 3경기에서 맹활약(2승1패)하면서 우뚝 섰다. 최근 ‘피파닷컴’(FIFA.com)과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유니폼은 특별하다. 셔츠를 위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는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 나이지리아-빈센트 에니에아마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잉글랜드전(0-0)에서 대표팀간 경기에 데뷔했다. 이후 간판으로 자리를 굳혔고, 2004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비롯해 올해까지 4차례 네이션스컵의 거미손으로 뛰었다. 남아공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10경기에는 모두 출장해 7승3무로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AP 뉴시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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