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시즌 마지막경기서 결승골 도움
아버지 이어 ‘제2 차붐신화’ 예고
“아버지께 1부 리그 승격의 영광을 드릴게요.” (차두리)
“두리야, 너가 너무 자랑스럽다.” (차범근)
22일 밤(한국시각) 아버지 ‘차붐’은 아들 ‘차붐’이 전한 낭보에 목이 메었다. 더군다나 이날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의 52번째 생일날. 200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선전 젠리바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위해 머물던 중국에서 국제전화를 받은 차 감독은 아들 두리에게 “수고했고,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두리는 “아빠가 어려울 때마다 격려해주시고, 또 잘못한 점을 지적해주시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아버지에게 공을 돌렸다. 차 감독은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너무 기뻐서 밤에 잠도 잘 못 이뤘다”고 23일 구단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차두리가 22일 소속팀 프랑크푸르트의 독일 분데스리가 1부 리그 승격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제2의 차붐 신화’를 예고했다. 차두리는 이날 부르크하우젠과의 시즌 마지막경기에서 야민 쾰러의 선제골을 도와 팀의 3-0 승리에 물꼬를 텄다. 승점 61이 된 프랑크푸르트는 쾰른(승점 67) 두이스부르크(〃 62)에 이어 2부 리그 3위에 올라 2005~2006 시즌부터 1부 리그에서 뛰게 됐다.
이로써 부자가 대를 이어 분데스리가 1부 리그 같은 팀에서 뛰는 기록을 세운 셈이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978년 분데스리가 SV다름슈타트에 입단한 차범근 감독은 이듬해부터 4년 동안 프랑크푸르트에서 뛰었으며, 이후 레버쿠젠으로 팀을 옮겼다.
한편,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이날 차두리와 쾰러가 껴안고 격정적으로 환호하는 사진과 관련 기사를 홈페이지 맨 앞자리에 배치하며 관심을 보였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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