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수비수 조원희(가운데) 20일 열린 첼시와 경기에서 상대 올리베이라의 공을 온 몸을 던져 빼앗으려 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leej@hani.co.kr
시종일관 깔끔 공관리…수원, 0-1 분패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 다웠다. ‘차붐’의 전사들이 끈질기게 두드렸지만 첼시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수원 삼성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2005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와의 애니콜 초청 친선경기에서 전반 15분 조 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첼시는 시종 빠르고 깔끔한 패스와 공 관리로 수원을 압박했고, 결정적인 기회도 허용하지 않았다.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조 콜과 데이미언 더프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차범근 감독도 김동현-나드손-안효연으로 이어지는 에이스를 꺼내들고 ‘대어’ 사냥에 나섰다. 경기 초반엔 수원의 나드손과 안효연이 페트르 체흐가 버틴 첼시의 골문을 향해 잇달아 슛을 날렸으나 그물을 흔들지는 못했다. 전반 15분 첼시의 결승골은 포르투갈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티아고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티아고는 미드필드 중앙에서 전방의 조 콜을 향해 25m가 넘는 긴 머리받기 패스를 건넸고, 수원의 스리백 수비는 순식간에 돌파해 들어온 콜에게 무너졌다. 콜은 이운재와의 1대1 상황을 놓치지 않고 왼발 안쪽으로 가볍게 골망을 흔들며 승패를 갈랐다. 차범근 감독은 후반 들어 김동현과 안효연을 빼고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산드로와 김대의를 투입해 전세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서 단 15골만을 허용하며 최소골 기록을 세운 첼시의 수비는 두터웠다. 누누 모라이스-로베르트 후트-글렌 존슨-제레미 은지탑으로 이어지는 첼시의 수비수들은 견고한 방어망으로 수원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차범근 감독은 “첼시는 체력이나 전술 운용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팀이었다”며 “그동안 여러 팀과 싸워봤지만, 그 가운데 첼시가 가장 빠른 경기를 하는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4만3천여명의 관중이 꽉 들어찬 이날 양 팀 선수 모두는 삼성의 로고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광고판마저 삼성으로 뒤덮은 경기장에서 ‘90분짜리 삼성 드라마’를 연출했다. 수원/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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