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사기도박 일당에 돈 받아
국내 프로축구 2부리그 격인 실업 내셔널리그(K2) 선수들과 아마추어 리그(K3) 선수들이 중국 사기도박 일당과 연계해 경기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2일 브로커를 통해 중국 도박업자한테서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K3리그 소속 축구선수 이아무개(28)씨를 구속하고, K2리그 소속 선수 김아무개(29)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중국 도박업자와 선수들을 연결해 주고 돈을 챙긴 김아무개(34)씨 등 브로커 2명을 구속했다.
김씨 등 내셔널리그 소속 ㅎ팀 선수 5명은 지난 10월22일 ㄴ팀과의 경기에서 져주는 대가로 브로커 김씨로부터 경기당 1억원씩을 받기로 하고 세 차례에 걸쳐 승부를 조작했으며, 이씨 등 K3리그 ㅍ팀 선수들도 같은 방법으로 경기당 각각 150~250만원씩을 실제로 건네받고 세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중국 도박업자는 실시간으로 국내 경기 생중계를 보면서 실시간 베팅이 가능한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승부를 조작했다”며 “중국 도박업자와 브로커가 경기 도중 계속 통화를 하면서 ‘몇 점을 더 (상대팀에) 내 주라’는 식으로 점수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도박판과 연계된 승부 조작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두 리그의 전 구단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현재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며, 차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책임 소재를 떠나 축구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축구팬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오성 김창금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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