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판] 9일 ‘거물 신인’ 박주영의 프로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구FC를 맞아 치르는 FC서울의 개막전에 당초 구름관중이 모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2만4863명이 입장했다. 지난해 개막전 관중 4만3천여명에 비교하면 훨씬 작다. 그렇다면 이날 ‘박주영 효과’는 없었던 것일까?
관중석에서는 박주영을 보러 온 팬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직장 동료 2명과 경기장을 찾은 류행환(28)씨는 “박주영 선수가 나온다기에…” 난생 처음 축구장을 찾았다고 했다. 고경분(31)씨도 “박주영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어서” 애인 김동호(31)씨 손을 맞잡고 역시 축구장에 첫 발걸음을 뗐다. 박주영은 이날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지켜볼 뻔한 ‘잠재적 수요자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은 구실은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 효과’가 크게 눈에 띄지 않은 것은 이날 경기가 주말(4월3일)에 열린 지난해 개막전과는 달리 평일에 열린데다, 아직은 날씨가 쌀쌀했다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관중들은 박주영이 후반 시작부터 교체 출장하자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다. 모든 것이 그를 중심으로 도는 듯했다. 축구팬들이 그동안 기다려온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외형적인 빈약함에도 ‘박주영 효과’의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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