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첫 외국인 수문장 코치 코사 ‘미사일 훈련’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한국 수문장 아시아 최고”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한국 수문장 아시아 최고”
“좋았어, 이제 마지막이야, 생각해….”
수문장을 향해 미사일같은 슈팅을 쉬지 않고 쏘아대며 연방 소리친다. 골문에 번갈아 서는 김영광(23·전남 드래곤즈)과 김용대(27·성남 일화)는 그가 구석구석으로 질러대는 공을 쳐내느라고 몸이 형편없이 구겨진다.
공중으로 날렸던 그들의 몸은 ‘꿍’ 소리를 내며 대지에 떨어진다. ‘욱’하며 땅에 떨어진 김영광은 일그러진 얼굴에 한동안 숨을 못쉰다. 또 다시 지시가 떨어진다. “호흡하고, 하나 둘 셋, 손을 쭉 뻗어 막아, 골대 양쪽 끝을 노리잖아….”
거의 완벽한 한국말이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수문장 코치로 취임한 코사(42·사진). 그는 이미 한국에 온지 6년째인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 출신. 2000년부터 3년간 수원 삼성, 2004년부터 2년간 전남 드래곤즈에서 수문장 전문코치를 했고, 핌 베어벡 감독의 축구대표팀이 출범하며 국가대표 수문장 전담코치로 발탁됐다.
섭씨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삼복 폭염 속에서 코사 코치는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어느 축구선수보다 빠르고 정확한 슈팅을 쏘아대며 수문장들을 조련한다. 경기 때보다 강한 슛을 평소에 막아내는 연습을 해야 하는 수문장에게 그런 슛을 쏘아줘야 하기 때문에 수문장 코치들의 다리 힘은 강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코사 코치는 높이 50㎝ 정도의 가로막대를 골문 한쪽에 세개 연달아 세워놓는다. 김영광이 ‘껑충껑충’ 그 가로막대를 옆으로 뛰어넘자마자 다이빙을 한다. 코사 코치가 골문 구석으로 쏘아대는 ‘미사일 슛’을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코사 코치는 “한국 수문장의 수준은 아시아 최고수준”이라며 “갖고 있는 잠재능력을 개발하면 세계 최고 수준도 가능하다”고 치켜 세운다. 그리곤 뼈아픈 이야기를 한다. “중요한 기본기를 갖추기 위해선 선수 시작과 동시에 수문장 전문코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아직도 맨땅에서 훈련하는 한국은 많이 노력해야 한다.”
삽겹살 먹을 때는 꼭 소주를 찾는 코사 코치가 “날씨, 굿”이라고 말하자, 김영광은 “트레이닝도 굿”이라며 한눈을 찡긋하며 화답한다.
파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파주/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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