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이라크 평가전을 통해 부상과 경고 대응 과제를 떠안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클린스만호의 6연승이며, 7경기 무실점 행진.
국제축구연맹 랭킹 23위의 한국은 이날 이라크(63위)를 상대로 14차례의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골은 하나밖에 나오지 않았고, 베스트 11이 투입된 후반 여러 차례의 세트피스에서도 추가골을 생산하지 못했다. 막판 이강인의 경고누적 퇴장은 본선에서는 나오지 말아야 할 실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전반 플랜B에 해당하는 선수들을 내보냈다. 주력인 손흥민과 황희찬, 조규성, 이강인 등이 모두 빠졌다. 대신 패기 넘치는 오현규와 정우영이 공격 선발로 기용됐고, 역시 신진인 홍현석이 중원에 나섰다. 노련한 이재성과 황인범이 가세하면서 균형을 맞췄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용우 아래 쪽에는 이기제와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가 포백으로 배치됐다. 골키퍼는 김승규.
한국은 초반 이라크의 빠른 역습에 위기를 맞는 등 어수선했지만, 박용우와 황인범, 홍현석을 중심으로 점유율 축구를 펼쳐 나갔고 결국 이재성이 멋진 중거리 선제골로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보완과제도 떠안았다.
가장 큰 약점은 베스트11과 플랜B 팀과의 전력 차다. 한국은 이날 후반전에 주축 공격수와 수비 핵심 김민재를 투입했다. 확실히 전반과 달리 좀 더 날카롭고, 파괴력이 큰 공격 작업이 이뤄졌다. 조규성의 슈팅 상황과 손흥민의 돌파 때는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도 마땅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추가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고, 황희찬이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다 쓰러지는 등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후반 투입된 이강인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은 예방주사다. A대표팀 경기에서 퇴장이 나온 것은 7년여만으로, 신경전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중동에서의 경기는 기후나 시차 등 환경 때문에 까다롭다. 한국팀의 경우 선수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조별리그 경기 때에도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공격에 과도한 숫자가 몰리면서 중원이 비는 허점을 노출했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맞춰야 수비가 더 안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전지훈련 중인 대표팀은 현지에서 최종 정비를 한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이동한다.
아시안컵 E조의 한국은 15일 오후 8시30분 바레인, 20일 오후 8시30분 요르단, 25일 오후 8시30분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