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반 2실점의 절체절명의 순간. 하지만 토트넘에는 해결사 손흥민이 있었다. 그의 막판 ‘한방’에 토트넘은 3연패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을 구했다.

전반 이미 2골을 내줘 망연자실했던 팬들은 후반 11분 페드로 포로의 추격골, 후반 34분 손흥민의 결정타에 마치 승리한 듯 환호했다. 손흥민의 골로 토트넘은 3연패 문턱에서 벗어났다. 라이언 메이슨 토트넘 감독대행도 골을 넣은 손흥민과 뜨겁게 포옹했다.

토트넘은 이날 벼랑 끝 전술로 나왔다. 직전 뉴캐슬전 대패(1-6)로 원정지까지 응원 온 팬들에게 입장료를 환급해주었던 토트넘은 사령탑도 메이슨 대행으로 바꿔 나섰다. 최근 2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도 최소한 무승부가 절실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전반 7분 맨유의 제이든 산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막판에도 마커스 래시포드를 막지 못해 2실점을 하면서 또다시 암운을 맞이하는 듯했다.

후반 들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포로의 추격골. 포로는 후반 11분 해리 케인의 골문 앞 근접슛이 수비에 막혀 튀어나오자 감각적인 조준으로 골망 구석을 뚫었다.

기세를 올린 토트넘의 역공 정점은 케인과 손흥민이 합작했다. 케인은 중앙선 아래서 동료가 넘겨준 공을 잡아챈 뒤, 수비수에 앞서 측면을 파고들었고, 반대쪽에서 달려오던 손흥민에게 맞춤하도록 땅볼로 연결했다. 손흥민은 골지역 왼쪽에서 논스톱으로 맨유 데 헤아 골키퍼가 처리할 수 없도록 반대쪽으로 정확하게 차 골망을 흔들었다. 뛰어난 데 헤아 골키퍼를 무너뜨리기 위한 매우 어려운 슛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앞서 케인이 비슷하게 넘겨준 공을 오른발로 처리했지만, 공이 골대를 살짝 빗겨간 아쉬운 터치를 반복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세리머니도 생략한 채 다시 전의를 다졌고, 8분여 뒤 교체됐다. 토트넘은 막판 맨유의 공격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귀중한 승점 1을 지켰다.

손흥민은 이날 정규리그 9호골을 기록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고지까지 1골만을 남겨뒀다. 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44번째 골을 터뜨려 구단 통산 득점 순위 6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무승부로 토트넘은 5위(16승 6무 11패·승점 54)를 지켰고, 2경기를 덜 치른 맨유는 4위(승점 60)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