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가운데) 감독이 영국 밀턴 케인즈의 훈련장에서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이 열리는 2023년, 콜린 벨호의 첫 경기가 임박했다. 상대는 유럽 챔피언 잉글랜드다.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새벽 4시45분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잉글랜드와 아놀드 클라크컵 첫 경기를 치른다. 아놀드 클라크컵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주관하는 여자축구 4개국 친선대회로 올해에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벨기에, 한국이 출전한다. 벨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이 유럽팀을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컵 본선을 5개월 앞두고 현 위치를 점검할 귀한 기회다.
잉글랜드는 세계 최강 중 하나로 꼽히는 강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4위. 2021년 9월 팀을 맡은 사리나 비흐만(네덜란드) 감독 체제 아래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26경기 무패 질주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유로2022 정상에 서며 1966년 월드컵을 우승한 남자 팀 이후 잉글랜드에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안기기도 했다. 다가오는 월드컵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사리나 비흐만 잉글랜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EPA 연합뉴스
콜린 벨호의 조건은 좋지 않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시즌 중 차출돼 경기 감각이 올라와 있는 반면 한국의 WK리그는 휴지기다. 벨 감독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유럽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체득하는 배움의 장이 될 것”이라고 대회의 의미를 짚었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국내 소집 훈련을 통해 프리시즌 몸 만들기에 열중해 왔고 지난 9일 출국해 현지 훈련을 진행 중이다.
월드컵까지 내다보고 벨 감독은 가용 자원을 끌어모았다. 이금민, 박예은(이상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등 유럽파에 최유리, 장슬기(이상 인천현대제철), 심서연(서울시청) 등 국내파 정예 멤버와 천가람(울산과학대), 배예빈(포항여전고) 등 신성들이 고루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무릎 수술로 이탈했던 지소연도 돌아왔다. 다만, 조소현(토트넘), 이영주(마드리드CFF), 이민아(인천현대제철)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경기가 고팠던 선수들의 열의는 뜨겁다. 장슬기는 축구협회를 통해 “월드컵을 앞두고 강팀과 대결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훈련 기간 잉글랜드에 대한 전술적 훈련도 많이 했다”라며 “피지컬적인 부분이 걱정되지만 이를 이겨내고자 모든 선수들이 의지를 가지고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민 역시 “한국 선수들은 민첩하고 공을 다루는데 섬세하다.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17일 잉글랜드전을 시작으로 20일 벨기에, 23일 이탈리아와 맞붙는다. 모든 경기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생중계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