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리그다” 프로축구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공식 기자회견에서 힘찬 출발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개막전… 내일 울산-전북 ‘수퍼컵’ 킥오프
“이젠 K리그다!”
40일 남짓 지구촌을 돌며 아드보카트호가 달궈놓은 축구공이 12일 K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마침내 국내에 상륙한다. 4일에는 지난해 케이리그 챔피언 울산 현대와 축구협회(FA)컵 우승팀 전북 현대가 ‘수퍼컵’으로 리그 개막의 신호탄을 올린다. 케이리그는 5월10일까지 전기리그를 끝내고, 대표팀이 빠지는 2006 독일월드컵 기간동안 컵대회를 연다.
케이리그 14개팀 감독들은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다들 “재미있는 축구”를 선언했다. 하지만, 들여다본 속내는 조금씩 달랐다.
“올핸 돌풍에 방점 찍겠다”= 지난해 통합승점 1위에 오르며 최고의 돌풍을 일으키고도 챔피언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진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내년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는 타이틀을 꼭 하나 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후기 1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전 진출에는 실패한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은 “작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는 우승까지 노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젠 우리 돌풍 지켜보라”= 신생팀 경남FC는 의욕충만이다. 박항서 감독은 “연고지 창원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아 든든하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면서 “신생팀이니 4강이면 만족한다는 생각은 전혀 안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소한의 목표다. 팬들의 비난 속에 부천에서 연고지를 옮겨 거듭난 제주 유나이티드의 정해성 감독은 “우리도 신생팀이나 마찬가지”라며 투지를 불살랐다. 그는 “자칫 성적이 부진해서 ‘니들 왜 왔어’란 얘길 들을 순 없다”며 제주에 축구붐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겨우내 뒷심 길렀다”= 지난해 초반 고공비행을 하다 중반 이후엔 늪에서 허우적거린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도 각오가 새롭다. 차범근(수원) 감독은 “나드손 송종국 등이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겨울훈련에서 땀흘린 나머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주전급 12명 방출이라는 특단의 조처를 내린 이안 포터필드(부산) 감독은 “새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하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우리도 한번 떠보자”= 지난해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나머지 팀들도 올해는 일을 저지르겠다는 태세다. 최윤겸 대전 시티즌 감독은 “올핸 끝까지 물고늘어질 것”이라고 했고,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작년보다는 많은 준비를 했다”며 눈에 힘을 줬다. 박종환 대구FC 감독은 “작년보다는 발전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전종휘 박현철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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