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해트트릭 첫골뒤 손흥민 벅찬 묵례…“클래스는 영원하다”

등록 2022-09-18 16:11수정 2022-09-19 06:46

EPL 레스터시티전…첫골 세리머니 대신 묵례
손흥민, 첫골에 “그간 쌓인 좌절·실망 날려”
전문가들 “내가 뭐랬어” “클래스는 영원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 안방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받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 안방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받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651분간 이어졌던 골가뭄을 해갈하는 데는 13분이 더 필요했다. 겹겹이 쌓인 부담감과 응어리를 걷어차듯 오른발을 크게 휘둘러 쏘아 올린 슛은 수비수 둘을 뚫고 골키퍼가 반응할 수 없는 골문 모서리에 꽂혔다. 마침내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은 웃음도 질주도 없이 몇 걸음을 더 가다가 멈춰 서서 짧은 묵례로 세리머니를 대신했고,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득점한 일이) 믿기지 않았다. 그간 지녔던 모든 좌절과 실망, 부정적인 감정들이 그냥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더 움직일 수가 없어서 가만히 섰다. 정말 행복했다.” 1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레스터시티와 안방 경기에서 길었던 골 침묵을 깬 손흥민은 <비비시 스포츠>에 시즌 첫 득점의 순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손흥민은 올 시즌 처음으로 벤치에서 출발했다. 지난 시즌에는 출전한 35경기를 전부 선발로 치렀던 그였다. 예상 밖의 부진이 가져다준 예상보다 이른 로테이션은 그러나 전환의 계기가 됐다. 팀이 3-2로 앞선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13분 만에 시즌 첫 골을 넣은 데 이어 39분과 41분 연속으로 골망을 뒤흔들며 구단 최초의 ‘교체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손흥민이 18일(한국시각) 레스터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손흥민이 18일(한국시각) 레스터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3골을 몰아치면서도 카메라에 환호하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은 그는 경기 뒤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무득점 기간 동안) 팬들과 팀을 실망시켰다고 느꼈다”라며 부담 속에서도 “놀라운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강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손흥민은 “하지만 나는 골(을 넣을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걱정하지 않았다. 해트트릭으로 팀을 돕게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이날 4개의 슈팅을 모두 골문 안으로 쏘았다. 기대득점(xG)은 0.67골이었는데 3골을 뽑았으니 극강의 결정력을 뽐낸 셈이다. 평점은 <풋볼런던> 10점, <후스코어드닷컴> 9.32점. 이번 해트트릭은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세 번째 해트트릭으로 그의 우상으로 알려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기록과 같다. 아울러 그는 리그 역사상 교체 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한 7번째 선수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본 이들은 “내가 뭐랬어”를 연발했다. 앞서 <비티스포트> 방송에서 ‘손흥민을 선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신성모독”이라고 했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방송인 리오 퍼디난드는 해당 발언이 담겼던 기사를 리트윗했다. 축구 해설가로 활동하는 토트넘 선배 제이미 레드냅은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손흥민은 정확한 방식으로 응수했다”고 평했다.

18일(한국시각) 레스터시티와 경기 종료 뒤 해트트릭 기념으로 공을 챙겨 든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18일(한국시각) 레스터시티와 경기 종료 뒤 해트트릭 기념으로 공을 챙겨 든 손흥민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6-2 대승에 로테이션, 에이스의 부활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도 만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교체로 나서 경기를 바꿔냈기 때문에, 특히 팀이 필요로하던 일을 해냈기 때문에 기쁘다”라고 했다. 이어 손흥민의 해트트릭 덕에 “모든 선수가 ‘제발 벤치로 빼 주세요’라고 한 뒤 교체 출전해 3골을 넣을지도 모르겠다”며 농담을 했다.

극적인 부활을 알린 손흥민은 귀국 후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지는 리그 복귀 첫 경기는 다음 달 1일 아스널과 숙명의 ‘북런던 더비’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손흥민, 이번엔 우승컵 들까…리버풀과 카라바오컵 결승행 격돌 1.

손흥민, 이번엔 우승컵 들까…리버풀과 카라바오컵 결승행 격돌

빙판 위 ‘람보르길리’ 김길리 “중국 견제? 더 빨리 달리면 되죠” 2.

빙판 위 ‘람보르길리’ 김길리 “중국 견제? 더 빨리 달리면 되죠”

‘쇼트트랙 500m’ 김태성 “어렵게 찾아온 행운…최선 다할 것” 3.

‘쇼트트랙 500m’ 김태성 “어렵게 찾아온 행운…최선 다할 것”

김경애-성지훈 컬링 믹스더블 조 3위…아시안게임 4강 진출권 도전 4.

김경애-성지훈 컬링 믹스더블 조 3위…아시안게임 4강 진출권 도전

‘농구황제’ 조던, 17년만에 결혼 파경 5.

‘농구황제’ 조던, 17년만에 결혼 파경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