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세비야의 경기에서 골을 합작한 손흥민(오른쪽)과 해리 케인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손흥민이 절묘한 패스에 이은 케인의 결정타. ‘손-케’ 듀오는 확실히 토트넘의 믿을만한 골 수원지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이 1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번째 경기인 스페인 강호 세비야와의 친선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득점포로 1-1로 비겼다. 지난 13일 ‘팀 K리그’와 경기(6-3승)를 포함하면 1승1무.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과 케인, 히샤를리송 등 3명을 최전방에 내세우는 3-4-3 전형으로 나섰다. 이에 맞서는 세비야는 공·수의 짜임새를 갖춘 팀이다. 두 팀은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를 대표하는 강호로 지난 시즌 각각 리그 4위로 마감했고, 모두 2022~2023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이 때문에 프리시즌 친선경기지만 자존심을 건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뤄졌다. 이날 관중은 약 4만4천명으로 만석을 이뤘고, 두 팀이 펼치는 수준급 경기에 팀을 가리지 않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토트넘이 케인을 향한 선굵은 패스로 치고 나가면, 개인기를 갖춘 세비야 선수들은 기동력으로 포위망을 형성했다. 실제 세비야는 라리가에서도 짠물수비로 실점이 많지 않은 팀이다.
이런 까닭에 중원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거쳐 넘어오는 공이 손흥민과 히샤를리송, 케인에게 연결되더라도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되기가 어려웠다. 전반 26분 손흥민과 케인의 합작으로 나온 케인의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기도 했다.
케인은 공을 많이 잡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선수였다. 손흥민과의 ‘손-케’ 듀오의 힘은 두 선수가 가진 높은 기량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안방 팬들의 절대적인 응원을 받는 손흥민은 전반 33분 셰셰뇽의 크로스를 보기 드물게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세비야 골키퍼 디미트로비치의 손에 잡혔다.
역공에 나선 세비야는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였던 에릭 라멜라를 앞세워 전반 37분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산출하기도 했다.
팽팽한 공방의 균형은 후반 초반 깨졌다. 콘테 토트넘 감독은 후반 들어 히샤를리송을 빼고, 중원에는 노련한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배치하면서 호이비에르와의 호흡 리듬을 높였다. 또 데얀 클루세브스키를 투입하면서 기존의 핵심 선수들로 진영을 구성했다.
결국 후반 4분 손흥민과 케인의 합작으로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아크 앞에서 상대의 견제를 뚫고 넘어지면서 골지역 앞으로 공을 찔렀고, 케인이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망 구석을 가르면서 득점했다. 팬들의 함성에 손흥민과 케인은 환한 웃음으로 반응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16일 열린 세비야와 경기 후반 교체되면서 팬들에게 국내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이끄는 세비야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결사는 역시 후반 투입된 이반 라키티치였다. 바르셀로나 소속 시절 국내 팬들에게 많이 알려진 라키티치는 후반 19분 아크 앞에서 얻은 슈팅 기회를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동료가 아크 앞에서 살짝 되튕겨주자 그대로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해 위고 요리스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는 왼쪽 골대 상단 그물로 꽂았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이후 케인과 손흥민, 호이비에르 등 주축을 대거 빼고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는 등 프리시즌 구상에 따른 전력 운용을 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벗어나며 성원해준 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세비야는 막판까지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토트넘을 조여왔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수비에서 뛰어난 공 간수 능력과 압박 탈피 능력을 보여주며 더 이상의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토트넘은 이날 프리시즌 한국 방문 경기를 끝내고, 런던으로 돌아간다. 손흥민도 팀과 함께 이동하며 레인저스(23일), AS로마(30일) 등과의 프리시즌 경기를 이어 간다.
<16일 토트넘-세비야 경기 전적>
토트넘 1-1 세비야 △득점 해리 케인(후4분·토트넘) 이반 라키티치(후19분·세비야)
수원/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