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손흥민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토트넘 사전 기자회견에서 ‘찰칵 세리머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2 정도로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김상식 감독)
“(토트넘에) 좋은 선수가 많아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팀 K리그가 1-0, 2-0으로 이겼으면 한다.”(김진수)
“이벤트 경기지만 져도 된다는 마음은 없다. 3-2로 이겨서 팬들도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이승우)
덥고 습한 날씨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은 팬들을 위한 ‘즐거운 한 판’을 약속했다. 13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토트넘과 팀 K리그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은 팬심을 정조준한 각오를 전했다. 팀 K리그를 지휘하는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은 김진수와 이승우의 승리 의지를 들은 뒤 “선수들의 의지를 보니까 저도 수정해야겠다. 2-0 정도로 꼭 콘테 감독을 꺾을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며 웃었다.
팀 K리그 김진수(왼쪽부터), 김상식 감독, 이승우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팀 K리그-토트넘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과 그의 단짝 해리 케인, 달라진 토트넘을 이끈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직관’할 수 있게 된 이번 시리즈는 연일 화제를 낳았다. 1차전 티켓은 판매 개시 25분 만에 매진됐고 지난
10일 토트넘 선수단 입국장과
12일 공개 훈련장에는 수천 명의 팬이 몰렸다. 콘테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항에 마중 나왔던 한국팬들의 환영이 정말 굉장했다. 저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고, 손흥민 선수의 홈인 만큼 경기를 즐기고 좋은 결과를 낸 뒤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 막 프리시즌을 시작한 방문팀과 차출된 올스타팀 사이 경기인만큼 전술이나 조직력보다는 선수 개인의 기량과 쇼맨십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한국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일에 대한 설렘을 표해온 손흥민은 이날도 “저희가 저번 시즌을 승리로 마무리했듯 이번 시즌도 승리로 시작할 수 있게 이기려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했다. 한준희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 손흥민 득점왕 밀어줄 때처럼 (토트넘이) 손흥민을 빛내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리그에는 이승우가 있다. 지난 10일 K리그1 21라운드 서울FC 경기에서 시즌 9호 골을 뽑아내며 대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그는 요즘 연일 물오른 기량을 펼치는 중이다. 김상식 감독도 “이승우 선수가 골 넣고 콘테 감독 앞에서 춤 세리머니를 보여주면 고마울 것 같다. (이승우를) 다시 유럽에 보낼 수 있도록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옆자리에서 이승우는 “세리머니는 아직 생각 못 했다. 열심히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토트넘의 새 얼굴들도 볼거리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뤄낸 토트넘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발 빠른 보강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에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히샤를리송, 이브 비수마, 이반 페리시치 등 영입생들은 모두 팀 K리그와 경기에서 비공식 팀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콘테 감독은 “일주일 전부터 소집해 준비해왔다. 내일은 체력적·전술적인 면에서 좋은 무대가 될 것이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다만 K리그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일정 조율은 옥에 티로 남았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 토요일·일요일에 경기한 선수들이 있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승우 역시 지난 FC서울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전은 좋은 기회지만 일정 부분은 아쉽다.
피해는 선수들이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준희 위원은 “올해 K리그는 겨울 월드컵, 동아시안컵 등이 있어 이례적인 수준으로 일정이 힘들다. 미리미리 잘 기획해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일정이 잡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토트넘은 팀 K리그에 이어 16일 스페인 축구 명문 세비야FC와 2차전을 치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1·2차전은 오로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서만 독점 중계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