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
36살 이규혁, 6번째 올림픽 무대
이강석도 4년전 불운 딛고 출전
36살 이규혁, 6번째 올림픽 무대
이강석도 4년전 불운 딛고 출전
모태범만 있는 게 아니다. 500m 스피드스케이팅엔 이규혁·이강석도 있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20살을 갓 넘긴 모태범이 500m에서 깜짝우승했지만, ‘모태범 이전’에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두 기둥은 이규혁(37·서울시청)과 이강석(30·의정부시청)이었다.
1993년 15살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이규혁은 1997년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신기록(1000m, 1분10초42)을 작성해 세계적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7·2008·2010·2011년 세계스프린트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다섯번째 출전이었던 밴쿠버올림픽 때에는 500m 경기 전날 잠을 설쳤고 컨디션 난조 끝에 15위로 곤두박질쳤다.
밴쿠버에서 운이 없기는 이강석도 마찬가지였다. 이강석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 500m에서 동메달을 땄고, 2009년 월드컵 500m에서 우승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밴쿠버올림픽에서도 유력한 메달 후보였지만 기계 고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500m 출전 직전 정빙기(빙판을 평평하게 만드는 기계)가 고장 나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2시간30분 동안 몸을 풀어야 했던 그는 결국 제 기량을 내지 못하고 4위에 그쳤다.
밴쿠버에서의 부진은 두 선수에게 씻기지 않는 트라우마였다. 둘 다 은퇴를 고려했지만 다시 스케이트 끈을 동여맸고 또다시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이규혁에겐 6번째, 이강석에겐 3번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두 형님’이 4년 전 불운을 떨치고 후회 없는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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