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문경은 에스케이(SK) 감독은 “요즘 김선형에게 일부러 칭찬을 많이 한다”고 했다. 김민구(KCC), 두경민(동부) 등 신예 가드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혹시 서운할까봐 “그래도 김선형이 최고”라며 힘을 준다는 것이다. 속공플레이 등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김선형에게 문경은식 칭찬법은 통했다. 김선형은 14일 전주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케이씨씨와의 경기에서 13득점(3튄공잡기, 6도움주기)하며, 프로에서 처음 만난 김민구(4득점, 3튄공, 8도움)를 보기 좋게 누르고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에스케이는 77-72로 2연승하며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김선형은 강병현과 박상경(이상 KCC)이 주로 맡고, 김민구는 변기훈(SK)이 맡으며 둘의 공수 매치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두 선수가 코트에만 서면 함성이 쏟아지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김선형은 1쿼터에서 자유투 2개를 실패하며 긴장한 듯했지만 이어 바로 속공플레이로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제 컨디션을 찾았다. 2쿼터는 무득점이었지만 3쿼터에서 7득점으로 살아났다.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김민구를 압도했다.

에스케이의 탄탄한 수비에 묶인 김민구는 1·4쿼터에 2득점씩 거뒀지만, 2·3쿼터엔 무득점에 그쳤다. 30점슛 성공률이 37.5％로 좋은데도 이날은 4개를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김선형은 “민구가 득점이 없더라도 어시스트(도움)가 좋아 동료를 살리는 역할을 많이 해서 힘들었다. 신인답지 않게 배짱이 두둑한 게 장점이다. 다음에도 꼭 이기겠다”고 첫 맞대결 소감을 밝혔다. 김민구는 “선형 형이 너무 빠르고 테크닉이 좋다”고 말했다.

총 9번이나 동점이 되는 등 접전을 펼친 두 팀은 종료 1분을 남기고 승패가 갈렸다. 71-70으로 에스케이가 1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애런 헤인즈가 상대 반칙으로 자유투를 얻어내며 73-7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에스케이는 박상오가 13점, 변기훈이 17점으로 김선형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고,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 두 외국인 선수가 25점을 합작했다. 케이씨씨는 노승준이 13점, 장민국이 17점으로 분전했지만 타일러 윌커슨(4점)과 대리언 타운스(9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오리온스는 고양에서 케이티(KT)를 70-54로 꺾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케이티는 올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