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메이저 퀸’도 훈련을 2주나 쉬면 자세가 많이 흐트러지나 보다. 지난달 열린 케이피엠지(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엘피지에이(LPGA)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7) 얘기다.
10월 중순 미국에서 귀국 뒤 2주간 자가격리 시간을 보낸 김세영은 4일 낮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같이 귀국했던) 다른 선수들은 좋았다는데 나는 너무 힘들었다. 엊그제 공을 쳤는데 뒤땅을 여러 번 쳤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집에서는 퍼팅 연습만 했다”라고 밝혔다. 층간 소음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다른 훈련은 거의 못했다고 한다.
김세영(27)이 1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6천577야드)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국내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했던 김세영은 7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19~22일 플로리다 벨르에어에서 열리는 펠리칸 위민스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후 12월 열리는 유에스(US)오픈과 시즌 마지막 대회인 시엠이(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김세영은 올 시즌 베어 트로피(연간 최저타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 수상을 가시권에 뒀다. 평균타수(68.391타)에서 하타오카 나사(69.355타·일본), 브룩 헨더슨(69.360타·캐나다)을 제치고 현재 여유롭게 1위를 달리고 있다. 상금 순위에서도 박인비(106만6520달러)에 이어 2위(90만8219달러)다.
김세영은 “올해는 남은 대회에서 잘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베어트로피도 가능할 듯하고 골프 명예의 전당 포인트도 얻어서 목표는 충분히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제일 큰 목표는 유에스오픈 우승이라서, “지금도 유에스오픈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 중”이라고 한다. 향후 스케쥴에 대해서는 “아직 엘피지에이 내년 스케쥴이 안 나왔다. 미국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것 같다”라고 했다.
글·사진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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