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2일 제주시 구좌읍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올 시즌 72홀 최저타인 23언더파 기록. 여기에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킨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유해란(19)은 신인같지 않았다.
‘슈퍼 루키’ 유해란이 2일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39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1~4라운드 선두행진(65-67-65-68)을 벌인 유해란은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상금 1억6천만원을 챙겼다. 23언더파는 올 시즌 최저타이며, 여자골프 72홀 최저타 타이 기록이다.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유해란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이정은(20언더파)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하지만 흔들림 없는 노련한 플레이로 고비를 넘기며 정상에 올랐다. 유해란은 “13번홀까지 압박을 느꼈지만, 그 이후에는 여유를 갖고 쳤다”고 경기 뒤 인터뷰에서 돌아봤다.
지난해 이 대회에 초청선수로 참가했다가 ‘깜짝 우승’했던 것이 우연이 아니었음도 입증했다. 당시 대회는 악천후로 36홀로 마쳤고, 이 때문에 행운이 따른 우승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엄청난 중압감도 털어버리고 2연패에 성공하면서 진가를 알렸다. 유해란은 경기 뒤 “당시는 우승하고도 안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늘은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우승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2부 드림투어에서 뛰다가 하반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1부에 출전했던 유해란은 신인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네 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1995·1996년 한국여자오픈의 김미현, 1995·1996년 서울여자오픈의 박세리, 2003·2004년 한국여자오픈의 송보배는 아마추어로 우승한 뒤 프로 신인때 각각 2연패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유해란의 신인상 포인트는 785점에서 1천55점으로 올라 이 부문 2위 조혜림의 692점과 크게 격차를 벌리게 됐다. 유해란은 “시즌 목표는 신인왕”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은이 버디만 6개 잡으며 맹추격했지만 2위에 머물렀고, 챔피언조의 임희정(20)이 합계 18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다. 김효주(25)와 장하나(28)가 17언더파로 공동 4위, 박인비는 11언더파 공동 15위.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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