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린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1라운드 대만과의 포볼 경기에서 1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티박스에서 바라다보면 그린 오른쪽엔 개울이 티박스 쪽으로 길게 뻗어있고, 왼쪽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14번홀 263야드 파4홀이다. 드라이버샷으로 ‘원온’(One on:한번의 샷으로 공을 그린 위에 올리는 것)을 노릴 수 있지만 자칫하면 워터 해저드에 공이 빠질 수 있다.
모자 옆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온 ‘남달라’ 박성현(25·KEB하나은행)은 과감하게 원온을 시도했고, 보란 듯 그린에 안착했다. 홀컵까지는 7m 남짓 거리. 그의 퍼터를 떠난 공은 홀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멋진 이글. 그린 주변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
4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에서 열린 2018 유엘(UL) 인터내셔널 크라운(8개국 대항전. LPGA 주관) 1라운드에서 박성현이 김인경(30·한화큐셀)과 함께 포볼 경기에 나서 멋진 샷으로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이 이글 한방으로 1홀 차로 앞서가던 둘은 대만의 캔디 쿵-피비 야오를 1홀 차로 따돌리고 승전보를 날렸다. 박성현은 “연습라운드 때부터 14번홀에서는 원온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오늘은 마침 적당히 맞바람이 불어서 거리를 맞추기도 딱 좋았다.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김인경(왼쪽부터 시계방향), 전인지, 유소연, 박성현이 경기 시작에 앞서 손바닥을 마주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박성현 팬클럽인 남달라 회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한국 대표로 나온 유소연(27·메디힐)과 전인지(24·KB금융그룹)도 대만의 슈웨이링-테레사 루를 2홀 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유소연은 “슈웨이링의 쇼트게임이 워낙 좋아서 힘든 경기였지만 내가 실수하면 (전)인지가 보완했고, 인지가 좋지 않을 땐 내가 좋은 샷을 했다”고 승리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은 이날 2승(승점 4)을 거두고 잉글랜드(1승1패 승점 3)를 2위로 따돌리고 A조 1위로 나섰다. 호주가 1무1패(승점 1), 대만이 2패(승점 0)를 기록했다. B조에선 에리야 쭈타누깐의 타이가 일본을 상대로 1승1무(승점 3)를 기록해 조 선두에 나섰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미국과 스웨덴은 1승1패를 주고받으며 승점 2점씩을 가져갔다. 미국의 렉시 톰슨-크리스티 커가 스웨덴의 페르닐라 린드베리-마델레네 삭스트롬을 2홀 차로 이겼고, 스웨덴의 안나 노르트크비스트-카롤리네 헤드발은 미국의 제시카 코르다-미셸 위를 2홀 차로 꺾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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