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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앨리슨 리, 물이 앗아간 첫 우승

등록 2016-10-16 16:58수정 2016-10-16 21:49

LPGA 2년차 한국계 미국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2위
18번홀 3번째샷 워터해저드 빠져 보기
연장전에서 스페인 시간다에 패배
앨리슨 리가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챔피언십 4라운드 3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앨리슨 리가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에서 열린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챔피언십 4라운드 3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그린 밖 먼 거리에서의 칩샷이 데굴데굴 굴러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가 싶더니 바로 옆에서 멈춰섰다. 불과 몇㎝ 차이. 순간 한국계 앨리슨 리(21·미국)를 응원하던 갤러리 쪽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데뷔 첫 우승을 노리던 앨리슨 리는 아쉬운 듯 허탈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어 스페인의 카를로타 시간다의 1.2m 버디 퍼트가 홀로 쏙 빨려들어갔다. 그것으로 승부가 끝났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비가 뿌린 가운데 열린 2016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케이이비(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 승부는 18번홀(파5·500야드)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이렇게 극적으로 갈렸다.

4라운드 시작 직전만 해도, 투어 2년차로 어머니가 한국인인 앨리슨 리의 우승이 예상됐다. 3라운드까지 2위와 3타 차 선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재학 중(4학년)인 대학생으로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는 골퍼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 출전 중에도 경기를 마치면 호텔로 돌아가 학위를 따기 위한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복을 입은 칼로타 시간다가 16일 케이이비(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한복을 입은 칼로타 시간다가 16일 케이이비(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앨리슨 리는 이날 첫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샷이 계속 흔들렸고 보기 5개와 버디 2개로 3타를 잃으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80타를 기록해 시간다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한 뒤 결국 연장전 패배를 맛봤다. 시간다는 한때 2위 그룹과 4타 차의 선두를 달렸지만, 14번홀 더블보기, 16번홀 보기, 18번홀 보기로 무너지며 그 또한 첫 우승이 어려울 뻔했다. 앨리슨 리로서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오른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파세이브만 했어도, 앞조에서 역시 보기를 범한 시간다를 1타 차로 제치고 챔피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투어에 데뷔한 시간다는 한국에서 첫 우승 감격을 맛봤으며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 도자기로 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영종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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