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왼쪽 둘째)가 6일(현지시각) 열린 2016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서 재미동포 케빈 나(나상욱)의 캐디로 나서 케빈 나와 함께 웃으면서 페어웨이를 걸어가고 있다. 오거스타/AFP 연합뉴스
마스터스 토너먼트 개막 전날
전통이벤트 ‘파3 콘테스트’ 열려
전통이벤트 ‘파3 콘테스트’ 열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대회 개막 전날 ‘파3 콘테스트’(9개홀) 이벤트를 하는 전통으로도 유명하다. 1960년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출전 선수들은 2~3살짜리 어린 자녀나 부인, 애인, 지인 등을 일일 캐디로 등장시켜 경기 외적인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은 물론 갤러리에게도 매우 재미난 장면을 연출한다.
6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000만달러) 파3 콘테스트에서도 그랬다. 세계 1위로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제이슨 데이(29·호주)는 3살 된 아들 대시를 캐디로 데리고 나왔는데, 샷을 하랴 아들을 컨트롤하랴 정신은 없었지만 부인 등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19·뉴질랜드)는 재미동포 케빈 나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리디아 고는 지난주 우승 뒤 “남자 선수들의 경기도 보고, 파3 콘테스트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파3 콘테스트에서는 홀인원이 9개나 쏟아져 나와 그린 주변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마스터스 사상 역대 최다 홀인원 기록이다. 특히 이날 같은 조에서 경기한 저스틴 토머스와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가 4번 홀에서 연이어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도 세워졌다. 먼저 토머스가 친 공이 홀보다 조금 뒤에 떨어진 뒤 내리막을 타고 굴러내려 홀로 빨려들어갔다. 이어 파울러의 티샷도 토머스와 비슷한 곳에 떨어진 뒤 홀로 들어갔다. 그러나 같은 조인 조던 스피스(미국)의 티샷은 홀에서 빗나갔다. 스피스는 “3연속 홀인원 샷을 한다는 것은 내 평생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오늘은 관중으로 지켜만 봐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만 80살인 게리 플레이어(남아공)도 7번 홀에서 티샷으로 공을 홀에 넣었다. 파3 콘테스트 사상 최고령 홀인원이다. 이날 파3 콘테스트에서는 지미 워커(미국)가 2번 홀 홀인원을 앞세워 8언더파 19타로 우승했다. 그러나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본대회 그린 재킷을 입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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