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엔더블유(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나연 선수. 연합뉴스
LPGA 아칸소챔피언십…시즌 2승
통산상금 합계 1000만달러 넘어
박세리·박인비 이어 한국인 세번째
통산상금 합계 1000만달러 넘어
박세리·박인비 이어 한국인 세번째
올해 한국 선수들의 기세에 눌려 우승트로피 한번 들어 올리지 못했던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는 17번홀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며 시즌 첫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뒷조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16번홀(파4·390야드)에서 우레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챔피언조의 최나연(28·SK텔레콤)이 핀까지 142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 위에서 한번 튕기더니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환상적인 샷이글 한방에 최나연은 14언더파를 기록해 다시 단독선두로 나섰고, 다음 17번홀(파3·148야드)에서도 8번 아이언 티샷으로 공을 홀 바로 앞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다. 사실상 최나연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28일(현지시각)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컨트리클럽(파71·6374야드)에서 열린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엔더블유(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최나연은 평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클럽인 8번 아이언으로 마법을 부리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글 1개에 버디 2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198타(66+63+69)를 기록해 미야자토 미카(일본)를 2타 차로 2위로 따돌렸다. 루이스는 막판 2홀에서 잇따라 퍼트 실수를 범하며 결국 12언더파 201타 공동 3위로 밀려나 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우승상금 30만달러(3억4000만원)를 챙긴 최나연은 2008년 미국 투어 데뷔 이후 8년 만에 통산상금 1023만6907달러(114억원)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박인비에 이어 세번째로 1000만달러 상금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역대로 치면 10번째 선수다. 올 1월31일 2015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일궈낸 뒤 5개월 만에 승수를 쌓으며 미국 투어 통산 9승을 기록했다.
경기 뒤 최나연은 “16번홀에서 뒷바람이 불어서 약간 컨트롤샷을 했다. 공이 잘 맞아 버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바로 홀로 들어갈 줄은 몰랐다. 17번홀에서는 거리가 비슷해 8번 아이언으로 풀샷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소 140~145야드가 남는 거리면 8번 아이언을 잡는다. 중3 때부터 8번 아이언은 거리가 일정하기 때문에 이 클럽으로 가장 연습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올해 처음으로 시즌 3승을 해보고 싶고, 브리티시여자오픈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남아 있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최나연이 28일(현지시각) 월마트 엔더블유(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 옆에서 셀프카메라를 찍는 흉내를 내고 있다. 로저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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