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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장타의 위력…박성현, 생애 첫 우승

등록 2015-06-21 19:02수정 2015-06-21 21:03

여자 프로골퍼 박성현이 21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여자 프로골퍼 박성현이 21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한국여자오픈서 1오버파로 1위
4R서 6타 잃었으나 추격 막아내
칸타타오픈 역전패 이정민에 설욕
메르스에도 갤러리 23000명 몰려
소년 같은 용모 때문에 골프팬들은 그가 최나연을 닮았다고 한다. 정작 그는 “나연 언니가 싫어하지 않을까요?”라며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생긴 것도 다른데, 공감할 수 없다”며 고개를 흔든다. 캐디백에는 ‘다른 선수와 뭔가 달라야 큰 선수가 되고 우승도 할 수 있다’는 믿음에 ‘남달라’라는 글자를 새기고 다닌다. 어릴 적부터 편해서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도 고집한다. 평지에서 드라이버샷을 250m 넘게 날리는 장타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차 박성현(22·넵스)이 데뷔 첫 우승을 2015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하며 신데렐라로 탄생했다. 21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6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7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 박성현은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4개와 트리플보기 1개를 범하는 등 샷이 흔들렸으나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73+69+70+77)로 데뷔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 2억원에 5000만원이 넘는 카니발 하이 리무진을 부상으로 챙겼다.

박성현은 이날 후반 홀에서 갑자기 샷이 흔들렸으나, 챔피언조에서 같이 플레이하며 추격전을 벌이던 이정민(23·BC카드)을 2타 차 2위로 따돌렸다. 시즌 4승을 노리던 이정민은 버디 2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이날만 2타를 잃었다. 박성현은 2주 전 롯데스카이힐제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때 3타차 리드에도 불구하고 이정민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연장전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것도 말끔히 설욕했다. 당시 18번홀에서 1m 남짓한 퍼트를 넣었으면 우승이었으나 이를 놓치는 바람에 연장전을 허용했고 아쉬운 패배를 당한 것이다.

 박성현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제공
박성현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제공
경기 뒤 박성현은 “작년부터 첫 우승을 기다려왔는데, 우승하고 나니 뭔가 가슴에서 확 흘러내려가는 것 같다. 언더파로 우승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외국어대 국제스포츠레저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쇼트게임, 특히 퍼팅을 보완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3라운드까지 4언더파 단독선두로 마쳤던 박성현은 이정민에 5타 앞선 가운데 4라운드를 시작해 다소 여유가 있었다. 전반 9홀까지는 보기 1개만 기록하는 등 순항했다. 그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양수진(24·파리게이츠)한테 한때 3타 차로 쫓기기도 했다. 그러나 10번홀(파5·489m)에서 10m 넘는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달아났다. 11번홀(파4·337m)에서도 드라이버샷으로 장타를 날린 뒤 두번째 샷으로 공을 1m도 안 되는 부근에 공을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때까지 5언더파를 기록해 2위와 5타 차로 달아나며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13번홀(파4·357m)부터 흔들렸다. 퍼트 실수로 보기를 기록하더니 14번홀(파5·500m)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등 난조를 보인 끝에 트리플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박성현이 급격히 흔들리며 그를 추격하던 이정민·양수진한테도 기회가 왔으나 이들도 덩달아 무너지며 우승은 결국 박성현에게 돌아갔다. 양수진·안신애(25)가 4오버파 292타 공동 4위로 선전했다.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이날 한국여자오픈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2만3000여명의 갤러리가 몰려드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인천/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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