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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박인비의 힘’은 가족 3대의 응원

등록 2014-03-07 11:30

(오른쪽부터) 박인비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약혼자가 경기 도중 간식을 먹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인비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약혼자가 경기 도중 간식을 먹고 있다.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어 편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샷을 해요.”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인 박인비(26·KB금융그룹)의 힘은 가족이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어머니, 약혼자까지 박인비를 응원하며 뒤를 따라 다닌다. 그 어느 선수에게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6일 중국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인비의 경기 시작 시간은 오전 8시 10분. 출발하기전 퍼팅 연습장에는 박인비의 할아버지 박병준(82)씨와 아버지 박건규(52)씨, 어머니 김성자(51)씨, 그리고 올해 박인비와 결혼할 예정인 약혼자 남기협(33)씨가 박인비의 퍼팅 모습을 주위깊게 보고 있다. 어머니 김씨는 “오늘 그린은 느려서 세게 퍼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최근 손녀가 출전한 타이 등에서 열린 두개 대회를 모두 직접 가서 응원하고, 이번대회에 응원하기 위해 전날 밤 도착한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 없이 손녀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티오프 시간이 돼자. 박인비가 앞장서고 온가족은 옆과 뒤를 호위하듯 경기장으로 향한다. 박인비는 어머니와 쉼없이 재잘댄다.

박인비가 티샷을 하고 있다.
박인비가 티샷을 하고 있다.

세번째 홀(파5)에서 박인비가 이글을 기록하자, 온 가족은 소리없이 기뻐한다. 가족들은 박인비가 쉬는 시간에는 다가가서 여러 가지 간식거리를 준다. 육포도 주고, 바나나도 준다. 박인비가 샷을 할때마다 아버지 박씨는 망원경을 보며 공의 궤적을 추적한다.

마치 가족들이 소풍나온 분위기이다. 점심때가 되자, 온 가족은 그늘아래 휴대용 의자를 깔고 앉아 미리 준비한 간식을 먹는다.

박인비가 이글한 이후 바로 보기를 기록하자 안타까워 하다. 박인비의 후반 뚝심이 발휘되며 버디 3개를 하며 4언더파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우승하기에 충분한 출발이다. 선두와는 2타차의 공동 4위.

세계랭킹 1위 박인비의 저력은 가족들의 뜨거운 사랑과 응원에서 나온다. 박인비 가족들이 박인비를 응원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의 저력은 가족들의 뜨거운 사랑과 응원에서 나온다. 박인비 가족들이 박인비를 응원하고 있다.

“할아버지, 힘드실텐데 응원해 줘서 고마워요.” 18홀을 마치고 박인비가 할아버지에게 감사를 표시한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살짝 미소를 보인다. 할아버지는 손자와 아들과 3대가 함께 골프치는 것이 꿈이었다. 손자 대신 태어난 손녀는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를 직접 볼 수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손녀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힘이 있을때까지 손녀를 직접 응원하러 다니고 싶어 하세요.” 아버지 박씨는 꼿꼿한 발걸음으로 손녀를 따라 다니는 아버지에게 생수를 권한다.

하이커우(중국)/글·사진 이길우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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