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데이(26)
최근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외할머니 등 친척 8명을 한꺼번에 잃은 제이슨 데이(26·사진)가 슬픔을 딛고 정상에 올랐다. 개인전 우승으로 팀은 단체전까지 휩쓸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표로 나온 실력파 데이는 24일 호주 빅토리아주의 로열멜버른골프장(파71·746야드)에서 열린 월드컵 골프대회 개인전 마지막 날 4라운드에 나와 1언더파를 치며,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덴마크의 토마스 비에른(8언더파)의 추격을 따돌렸다. 데이는 우승 상금 120만달러(약 12억7000만원)를 받았다.
데이와 함께 출전한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은 합계 7언더파 277타로 3위에 올랐다. 두 선수의 합계 타수 17언더파가 된 호주는 미국(7언더파)을 10타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단체전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했다. 호주가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1989년 이후 24년 만이다.
외신들은 데이의 승리를 두고 “감격적인 귀환”이라고 했다. 대회 전 필리핀 태풍 피해로 외할머니와 삼촌, 사촌 등 8명을 한꺼번에 잃으면서 데이의 기운은 쪽 빠졌다. 데이는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는 30년 전 호주로 이민을 왔고, 대부분의 가족은 필리핀에 남았다. 외신은 이날 어머니와 누이들이 대회장에서 데이를 응원했다고 전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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