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관왕에 오른 장하나가 자신이 직접 캐릭터를 그려놓은 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별별 스타] 장하나, 올해 KLPGA 3관왕
상금왕·공동다승에 대상까지
경쟁자 김세영·김효주 제치고
시즌 최종전에서야 수상 확정
상금왕·공동다승에 대상까지
경쟁자 김세영·김효주 제치고
시즌 최종전에서야 수상 확정
“저를 장타소녀라 하는데 직업에 충실해야죠. 하지만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요리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싶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3 시즌 최종전에서 상금왕과 대상은 물론 공동 다승왕(3승)까지 확정해 3관왕에 오른 장하나(21·KT). 그는 “안녕하세요”라고 씩씩하게 말하며 프레스룸에 들어온 뒤 싱글벙글 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 시즌 3승을 목표로 했던 그는 “대상과 상금왕 경쟁을 하던 선수들이 선두권에 있어서 부담이 됐지만, 오늘 이렇게 심한 바람 속에서 타수를 줄이고 올해 목표을 이룬 것 같아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뒤 대학생(연세대 체육교육과3)으로서 숙녀로서 무엇이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머니 피를 닮아서 요리를 잘 할 것 같은데, 한식이 아닌 양식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친구들이 ‘너는 경기장과 밖에서 너무 다르다.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고도 했다. 그림도 잘 그려 자신이 치는 공에 화가 빰치는 캐릭터(일본 만화 이누야사, 한국 만화 뽀로로)를 새겨 경기 뒤 갤러리한테도 선물하는 등 팬 서비스도 만점이다.
■ 초속 8m 강풍 속 엇갈린 희비 17일 전남 순천 승주컨트리클럽(파72·6642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3라운드. 초속 8m 강풍이 부는 가운데 장하나와 각각 상금왕, 대상 경쟁을 벌이던 ‘역전의 여왕’ 김세영(20·미래에셋), ‘무서운 10대’ 김효주(18·롯데)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하나는 1·2라운드에 이어 샷 감각을 찾지 못했지만, 이날 힘을 내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최종합계 이븐파 216타 공동 10위로 마쳤다. 17, 18번홀 연속 버디가 좋았다. 상금 683만3333원을 챙겨 시즌 6억8954만2549원으로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3위권에 입상했으면 상금왕 역전이 가능했던 김세영은 1언더파 215타 공동 6위로 마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즌 상금 6억7019만7815원. 장하나는 이날 대상 포인트 11을 보태 387로 대상도 확정했다. 신인왕을 확정했던 김효주는 이번 대회 전까지 376으로 장하나와 같았으나 공동 13위(1오버파)로 처지며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해 대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 3년 만에 최정상 오른 장타자 장하나는 1년차 때인 2011년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부진했고, 지난해 10월 케이비(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힘겹게 데뷔 첫 우승을 일궈냈다. 3년차인 올해는 3승을 올리며 김세영과 나란히 다승왕에 올랐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70야드를 육박하는 장타자다. 올 시즌 무려 9개의 이글을 잡아냈다. 장하나는 향후 계획에 대해 “한국에서 어렵게 자리잡았는데, 미국에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미국에 가서 해봐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일단 한국 상금왕 자격으로 나갈 수 있는 대회가 많기 때문에 그걸로 만족하려 한다”고 했다.
■ 3년차 이민영 데뷔 첫 우승 감격 이날 장하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3년차 이민영(21·LIG손해보험)은 데뷔 첫 우승 감격을 누리며 우승상금 1억원을 챙겼다. 전날 선두로 나섰던 이민영은 후반 9홀에서 보기 4개를 쏟아내며 흔들렸으나 결국 6언더파 210타로 우승했다. 김하늘(25·KT)과 김현수(21·롯데마트)가 2타 뒤진 공동 2위. 이민영은 “그동안 (배희경, 김세영) 친한 친구들이 우승하는 것만 봐 왔는데 이제 우승해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우승이 안 나와서 조급하기도 했지만 내 자신이 언젠가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 항상 생각했다”고 했다.
순천/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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