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장하나, 상금 1위 복귀
피 말리는 재연장 승부. 무려 7m의 버디 퍼팅이 ‘쑥’ 홀 속으로 몸을 감췄었다. 최유림(23·사진·고려신용정보)의 두 손이 번쩍 올라갔다. 이를 지켜보던 장하나(21·KT)는 퍼터를 더운 입김으로 ‘후후’ 불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집어넣어야 3번째 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장하나의 퍼팅은 홀에 다다르지 못하고 멈췄다.
최유림은 10일 부산시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파72·659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이디티(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3라운드에서 올 시즌 상금왕을 노리는 3승의 장하나와 재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생애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2011년 정규 투어 데뷔 이후 3년 만이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7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선 최유림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잡으며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1, 2라운드 선두였던 장하나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첫번째 연장에서 둘은 모두 파를 기록해 같은 홀에서 두번째 연장전에 들어갔다. 최유림이 장하나보다 홀에서 멀리 그린에 공을 올렸으나 회심의 버디 퍼팅 성공으로 1억원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최유림은 지난 8월 엠비엔(MBN)·김영주골프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해 고급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기도 했다.
장하나는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상금 5770만원을 보태 2개월여 만에 상금 순위 1위(6억8270만9216원)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해 7000만원짜리 외제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은 한승지(20·한화)는 11번홀(파5)에서 보기를 파로 잘못 적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해 실격했다. 한승지는 9월 메트라이프·한경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도 캐디가 캐디 조끼를 입지 않고 나오는 바람에 실격 처리된 바 있다.
부산/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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