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한국 남자선수 40여명 맹활약
상금랭킹 2위 박성준이 선봉장
“일본 선수가 한국말 배울 정도”
상금랭킹 2위 박성준이 선봉장
“일본 선수가 한국말 배울 정도”
“이제 일본 남자 프로 무대도 한류가 거세게 흐르고 있습니다. 일본 선수들이 ‘한국말을 배워야겠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3년 전 일본에 진출해 올해 상금순위 2위(5500만엔)를 달리고 있는 박성준(27·사진)은 일본 남자프로골프 무대에 우뚝 선 한류의 선봉장이다. 국내 남자프로골프 무대가 시들해지면서 올해 일본 골프 무대로 옮긴 한국 남자 프로선수들은 1부 투어 30여명을 비롯해 모두 40여명. 이들 가운데 박성준은 지난 1일 바나 H컵 KBC 오거스타 대회 우승을 비롯해 간사이 오픈, 후지산케이 클래식 각각 준우승 등 3주 연속 1, 2위를 차지하며 일본 골프의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
잘생긴 외모에 파워 넘치는 샷으로 이미 일본 무대에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박성준은 지난해 상금순위 72위에서 올해 2위로 급부상하며 더욱 일본 매스컴의 조명을 받고 있는 실정.
목포가 고향인 박성준은 초등학교 때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다가 골프로 전향했다. 중학교 시절 뉴질랜드로 유학가서 본격적으로 골프채를 잡은 박성준은 14살 때 뉴질랜드 23살 이하 대회에 출전해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될성부른 싹’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에 돌아온 박성준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혀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단체 1등, 개인전 2등의 성적을 올렸고, 공군 복무를 마친 뒤 프로로 전향했다. 한국 2부 투어와 일본 1, 2부 투어를 번갈아 출전한 박성준은 지난겨울 퍼팅 훈련에 주력하며 올 시즌 들어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3~4m 퍼팅을 수도 없이 연습했어요. 승부는 역시 퍼팅에서 좌우되니까요.” 지난 15일 끝난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 출전해 공동 28위의 성적을 기록한 박성준은 “일본프로골프협회는 한국에 비해 선수들을 위한 배려가 뛰어나다”며 “대회 기간 동안 대회장에 선수들의 몸을 풀어주기 위한 스트레칭 등 각종 피트니스 설비를 설치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미국 프로골프 무대 진출이 목표라는 박성준은 머지않아 일본 무대를 평정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일본 여자프로골프 무대는 안선주(26) 등 한국 여자 선수들이 남자보다 앞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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