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골프

우승 뒤에 캐디 아내가 있었다

등록 2013-08-19 19:48수정 2013-08-19 22:18

리드, 생애 첫 PGA 정상 감격
연장 티샷 숲속에 들어갔지만
아내 의견 듣고 어프로치 성공
결혼뒤 성적 좋아져 ‘찰떡궁합’
우승의 문턱에서 치르는 연장전. 그것도 두번째 연장 홀이다. 18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패트릭 리드와 조던 스피스는 10번 홀(파4)에 섰다.

티샷을 한 리드는 고개를 숙였다. 차마 캐디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오른쪽으로 밀린 공은 숲 속으로 들어가 아웃오브바운즈(OB)로 처리될 것 같았다. 절망적이다. 리드가 캐디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한 이유는 캐디가 아내였기 때문이다. 더운 날 며칠째 비지땀을 흘리며 자신의 캐디백을 메고, 온갖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던 캐디 아내에게 우승을 선물해 주고 싶었던 리드였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다행히도 공은 오비 구역 바로 직전에 떨어져 있었다. 텔레비전 중계 케이블과 나뭇잎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땅에 공은 멈춰 있었다. 리드는 조심스럽게 공 주변을 살펴보곤 아내 캐디와 클럽 선택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견 일치를 보았다. 7번 아이언을 꺼내들었다. 아내 캐디는 남편이 긴장할까봐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깊이 심호흡한 리드는 과감하고 힘차게 샷을 날렸다. 거친 땅을 이륙한 공은 매끈한 새처럼 그린을 향해 날아갔고, 거짓말처럼 홀 2m 거리에 안착했다. 순간 갤러리들에게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버디 퍼팅에 실패한 스피스는 우승을 확정짓는 리드의 버디 퍼팅을 보며 상대의 행운과 실력에 경의를 표시해야 했다.

지난해 12월 저스틴과 결혼한 리드는 아내가 캐디백을 메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2013 시즌 투어 시드를 되찾았고 올해는 23개 대회에서 우승 한번을 포함해 10위 안에 5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조선일보가 국정원 기사 왜곡”…‘뿔난 검찰’ 정정보도 청구 방침
가림막 뒤 국정원 직원들, 답변 거부 아니면 기억상실
“1점에 목숨을 건다”…프로야구 대주자, 그들이 사는 법  
[화보] 가림막 청문회, 그림자 댓글녀
[화보] ‘녹색 페인트’ 풀었나…하늘에서 본 4대강 녹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빙판 위 ‘람보르길리’ 김길리 “중국 견제? 더 빨리 달리면 되죠” 1.

빙판 위 ‘람보르길리’ 김길리 “중국 견제? 더 빨리 달리면 되죠”

남자 아이스하키, 대만에 14-1 대승…중국전 이어 ‘2연승’ 2.

남자 아이스하키, 대만에 14-1 대승…중국전 이어 ‘2연승’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3.

한국기원, 커제의 ‘사석 논란’ 반칙패 규정 폐지…“세계대회 정상적 개최”

FIFA 영구 제명 면한 손준호, K리그2 충남아산 입단 합의 4.

FIFA 영구 제명 면한 손준호, K리그2 충남아산 입단 합의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5.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