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의 대기록에 성큼 다가섰다.

세계 랭킹 1위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6821야드)에서 열린 제6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1라운드에서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에게 1타차 뒤진 단독 2위였던 박인비는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김인경을 2타 차이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올해 앞서 열린 두 차례 메이저 대회(나비스코 챔피언십·LPGA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한 박인비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유에스 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면 1950년 베이브자하리아스 이후 63년 만에 시즌 초반 메이저 대회에서 3연승을 거두는 여자 골프 선수가 된다.

또 시즌 6승째를 거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 시즌 최다승 기록도 세울 수 있다.

박인비는 이날 자신의 별명인 ‘조용한 암살자’처럼 선두라는 목표를 향해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나아갔다.

박인비는 페어웨이를 단지 한 번 놓쳤고, 그린 적중률 78%, 퍼트 28개 등을 기록하며 절정의 샷 감각을 자랑했다. 특히 4개의 파5를 모두 버디로 장식하며 김인경을 압박했다.

박인비는 첫 홀인 1번 홀(파4)부터 버디로 출발했다. 6번 홀(파4)에서는 그린밖에서 퍼터로 굴린 것이 5m 멀리 떨어진 홀 안으로 들어가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선방한 박인비는 후반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김인경을 추월했다.　김인경은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7언더파 137타, 단독 2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박인비와 김인경은 8년 전의 유에스 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다.

2005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이글의 밴버리골프장에서 열린 매치플레이 대회 결승에서 김인경은 14홀 만에 박인비를 5홀 차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2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인비는 “그때 졌지만 결승까지 오른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답하며 “그때 경험이 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고 이번에는 내가 좀 더 잘 쳤으면 좋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인경은 지난해까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5위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에서 1ｍ도 되지 않은 거리의 퍼트를 놓치며 연장에 끌려들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인경은 “그런 실망스러운 때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다”며 “훌륭한 다른 선수들과 끊임없이 경쟁하며 더 좋은 골프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1라운드 단독 1위였던 김하늘(25·KT)은 이날 5타를 잃어버리며 1언더파 143타, 공동 9위로 밀려났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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