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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제주 강풍에도 끄떡 않은 ‘김보경 스윙의 비밀’

등록 2013-06-10 11:12수정 2013-06-10 15:35

9일 오후 제주 서귀포 색달동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FR에서 김보경 선수가 6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2013.06.09. (사진=KLPGA 제공)
9일 오후 제주 서귀포 색달동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제3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FR에서 김보경 선수가 6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2013.06.09. (사진=KLPGA 제공)
올시즌 처음으로 국내대회 2승을 차지한 김보경은 제대로 골프 레슨을 받은 적이 없다.

어릴때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옆길로 새지 않기 위해’ 동네 실내 골프장에서 골프를 시작한 김보경은 처음부터 곁눈질로 골프를 배웠다.

당시 조그만 가게를 하던 아버지(김정원·57)의 친구가 체력과 신체조건이 좋은 김보경을 보고 권유한 것이다.

김보경의 샷은 다른 여자 프로선수들의 스윙처럼 이쁘지 않다.

강한 상체의 힘을 바탕으로 샷을 한다. 다른 대부분의 선수들 처럼 몸통 스윙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체력 소모가 많다.

김보경이 두번째 우승한 롯데 칸타타여자오픈이 열린 제주 서귀포 스카이힐 골프장은 대회 두번째날과 세번째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제주 특유의 오름을 타고 강하게 부는 바람은 방향도 불규칙했고, 클럽을 평소보다 4클럽 이상 더 잡아야 할 만큼 모질게 불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제주 바람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방향과 거리를 도무지 맞출 수 없었다.

그러나 김보경의 샷은 그런 악조건 속에서 빛을 발했다.

마지막날 김보경은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두개 잡아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일하게 보기없는 선수였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김보경은 “제주의 바람은 매우 강했기에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바람을 믿었다.”고 말했다.

이기는 것과 믿는 것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1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1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2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2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3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3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4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4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5
김보경 스윙 연속동작 5

우선 김보경은 편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지난주 E1 채리티 오픈에서 5년만에 2승째를 올린 김보경은 이번 대회에 굳이 우승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9년동안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신의 캐디를 본 아버지가 관절염이 심한 무릎에 물이 차서 그것을 주사기로 빼내는 등 고통이 심해 이번 대회에는 대회 장소인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하우스 캐디’를 임시 채용했다.

비롯 아버지는 골프를 치지 못하지만 딸에게 공을 칠 방향을 수정하는데는 탁월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샷을 할때 아버지는 딸에게 “조금 오른쪽으로” 혹은 “조금 왼쪽으로”라며 방향을 고쳐주었고, 딸은 안심하고 샷을 날렸다.

그런 아버지가 곁에 없기에 김보경은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면 비울수록 성적을 좋았다.

또 김보경은 강한 바람을 읽을 줄 알았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침착하게 바람에 공을 태웠다.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바람과 함께 경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김보경은 자신의 스윙에 불만이 많다.

하루에 6~7시간을 연습하는 ‘연습벌레’ 김보경은 다른 선수들처럼 부드럽고 이쁘게 몸통 스윙을 하고 싶으나 이제 바꾸기는 어렵다.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1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1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2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2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3
몸통 스윙의 표본 허윤경 연속 동작 3

상체를 주로 이용해 스윙하기에 체력 소모가 많다. 특히 박희영 프로의 스윙을 부러워한다.

김보경은 퍼팅할때로 상체를 많이 숙인다. 혼자 터득한 퍼팅 자세인데 긴 퍼팅에는 거리감을 잡기 어렵다. 하지만 김보경은 마음이 편하다.

우승한 프로들이 외제차를 많이 타는데 비해 김보경은 국산차도 없다. 면허증은 있지만 ‘장롱면허’이다.

올해의 목표를 상금왕이라기 보다는 “평균타수를 줄이는데 두고 싶다”는 김보경은 이번주 열리는 대회에는 아버지 캐디와 경기를 하며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캐디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보경은 “아버지가 몸이 불편해 올해 말까지 하기로 약속했다”며 내년부터는 아버지와 함께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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