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23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골프장에서 열린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클래식 3라운드 7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박세리 KLPGA 9년만에 우승
“마음을 비워야 선수로 장수”
“마음을 비워야 선수로 장수”
“간만에 고국 팬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 미국에서 우승하는 것과 다른 감회다.”
‘영원한 골프 영웅’ 박세리(35·KDB금융그룹)가 환하게 웃었다. 천여명의 갤러리는 박세리의 호쾌한 드라이버샷과 자로 잰 듯한 아이언샷, 그리고 홀을 찾아 들어가는 정교한 퍼팅에 환호했다.
챔피언 퍼팅을 한 박세리에게 후배들은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큰 맥주병을 흔들며 접근했지만 주춤거리며 제대로 뿌려주지 못했다. 이미 박세리는 국내 후배들에겐 거목이었다.
박세리가 국내대회에서 9년 만에 맏언니 카리스마를 뽐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3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골프장(파72·641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클래식 마지막날 3라운드. 박세리는 버디 9개,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의 전성기 샷 감을 자랑하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했다.
박세리는 허윤경(22·현대스위스)을 3타차로 따돌리고 2003년 5월 엠비시 엑스캔버스(MBC X-CANVAS) 오픈 이후 9년4개월 만에 우승 재킷을 걸쳤다. 상금으로 1억2천만원을 챙긴 박세리는 국내 14승, 미국여자프로골프 25승을 더해 모두 39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16언더파는 신지애, 지은희, 김하늘 등 3명이 보유한 휘닉스파크 골프장 54홀 코스레코드(12언더파)를 크게 뛰어넘는 기록이다.
2위 그룹과의 격차를 4타로 벌린 박세리는 14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 신기에 가까운 퍼팅감으로 버디를 잡아 오랜만에 고국 땅에서 경기하는 박세리를 응원하러 나온 갤러리를 흥분시켰다.
박세리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겨울 아버지와 함께 스탠스, 그립, 테이크백 같은 기본을 다시 익힌 동계 훈련이 슬럼프를 벗어나게 했다”며 “이제는 즐겁게 골프를 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욕심이 과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여유가 있어야 선수로서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골프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고 답했다.
평창/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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