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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열다섯 리디아 고 ‘스톱은 없다’

등록 2012-08-27 19:33수정 2012-08-28 10:18

캐나다오픈서 LPGA 최연소 우승
6살때 뉴질랜드 이민 간 고보경
11살에 현지 아마 메이저대회 평정
미셀위 좋아해…2014년께 프로로
5살 딸내미는 실내골프장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엄마가 말려도 골프채를 잡으려 애썼다.

공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있었다. 당시 미국 프로골프 무대에서는 박세리와 김미현 등이 휩쓸 때였다.

10년 전이다. 레슨 프로는 두달 만에 딸의 천재성을 인정했다. 서울에서 살던 그 가족은 1년 뒤 뉴질랜드로 이민 갔다. 오로지 딸의 골프에 대한 천재성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어머니 현봉숙씨는 뉴질랜드에서 캐디 노릇을 하며 딸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초고속 성장이었다. 누구도 넘보지 못한 빛의 속도로 딸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는 아마추어 골프를 휩쓸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추어 리디아는 마침내 프로무대 정상까지 올라섰다.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안고.

한국에서 태어나 6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간 리디아에겐 골프만큼 쉬운 것(?)이 없다. 이미 11살 때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를 평정했다. 천재 골프소녀의 탄생이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이다. 올해 1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14살 278일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를 통틀어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새로 쓴 리디아는 지난 13일엔 유에스 여자아마골프대회에서도 우승했다. 그리고 이번엔 여자 프로골프의 본격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까지 접수한 것이다.

리디아는 27일(한국시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 골프장(파72·6427야드)에서 열린 엘피지에이 투어 캐나다여자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출발해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올해 에비앙 마스터스 챔피언 박인비(24)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1997년 4월24일생인 리디아는 지난해 9월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알렉시스 톰슨(미국·16살 7개월)의 엘피지에이 최연소 우승 기록을 1년 3개월 단축시켰다. 아마추어 선수로서는 다섯번째이자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3년 만의 우승이다.

아마추어 선수는 상금을 받을 수 없어 2위를 한 박인비가 우승상금 30만달러를 차지했다.

리디아는 우승컵을 받고 뛰어난 유머 감각을 보이며 노련한 우승 소감을 여유있게 밝혀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리디아는 이날 프로 동반자들을 ‘농락’하는 수준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자로 잰 듯한 퍼팅을 선보이며 프로무대 정상에 올랐다. 리디아 동반자는 엘피지에이 상금순위 1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한국여자골프의 에이스 신지애(24·미래에셋).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인 리디아는 10번홀(파5)에서 13번홀(파4)까지 4개 홀 줄버디에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4타로 벌려 일찌감치 우승을 예고했다.

미셸 위를 좋아한다는 리디아는 학업에도 관심이 많아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 스쿨 11학년에 재학중인 리디아는 지난 학기 수학에서 평균 85점을 받기도 했다. 키 1m65인 리디아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50야드 안팎이지만 그린 주변의 쇼트게임이 뛰어나다. 리디아는 “일주일에 35~40시간가량 연습한다. 주말이면 집에서 10분 거리인 그린에서 하루 10시간씩 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말께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보인다.

리디아는 ‘리디아 펀드’에 모인 돈으로 대회 출전을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아마추어에게 후원을 금지하고 있어, 리디아의 스윙코치인 가이 윌슨이 아이디어를 내 리디아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해 펀드에 가입하면 리디아가 프로 골퍼로 성공해 갚는 형식의 ‘트러스트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신지애와 최나연(25·SK텔레콤), 최운정(22·볼빅)은 공동 3위를 차지해 톱5가 모두 한국 선수나 한국계였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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