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 시즌 첫 우승
3년 전 ‘스코어카드 오기’ 실격 악연 끊어
3년 전 ‘스코어카드 오기’ 실격 악연 끊어
3년 전이었다. 장소는 경기도 여주의 솔모로CC.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리던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은 치명적 실수를 했다. 스코어카드에 18번 홀 트리플 보기를 더블 보기로 잘못 적어내면서 최종 실격처리된 것. 역전패와 더불어 김대섭은 큰 상처를 받았다. ‘신동’으로 불렸던 그는 그 후 2년 동안 기나긴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20일(한국시각) 솔모로CC(파71·6757야드)에서 열린 2009 SBS코리안투어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5억원) 4라운드. 김대섭은 17번 홀 그린 에지에서 웨지를 사용해 회심의 어프로치샷을 했다. 1타 차 1위를 달리던 김대현(21·하이트)이 17번 홀에서 어려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뒤, ‘기회가 별로 없겠구나’ 싶어 시도한 과감한 칩샷이었다. 공은 20m를 데굴데굴 굴러가 홀 컵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6언더파. 비슷한 시각, 김대섭에 한 조 앞서 경기하던 김대현은 18번 홀 짧은 1m 파 퍼트를 놓치며 5언더파로 내려앉았다. 경쟁자의 좌절 속에 김대섭은 18번 홀을 안전하게 파로 마무리지었다. 6언더파 278타 성적으로 시즌 첫 우승(프로 통산 5승)과 함께 3년 전 솔모로 CC와의 악연을 끊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 배상문(5억600만원)에 이은 시즌 상금 2위(3억500만원)로도 도약했다.
지난해 9월 한중 KEB 인비테이셔널 투어 대회 이후 1년 만에 우승을 맛본 김대섭은 “후반기 들어 기회가 많았는데 아쉽게 우승을 놓치고는 해서 감만 좋구나 싶었다“며 “2006년 이곳에서 열린 대회에서 마지막날 스코어카드 오기 실수를 범한 뒤 2년 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아직 상금왕 욕심을 내고 있지 않지만 최근 샷 감각이 좋아서 입대 전 한 두개 대회에서 더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그는 올 시즌 후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한다.
아마추어 김형우(17·해운대고2)가 3언더파 281타 단독 3위에 올랐고, 상금순위 2위였던 이승호(23·토마토저축은행)는 1오버파 285타로 공동 10위에 머물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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