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오롱-하나은행 제5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3억원) 1라운드가 열린 10일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파71·7185야드). 빨간색, 연분홍색, 밝은 연두색. 젊은 선수들이라 패션이, 멋진 샷만큼 톡톡 튀었다.

빨간색 바지의 배상문(23·키움증권)이 300야드 이상 티샷을 날리면, 밝은 연두색 바지의 이시카와 료(18·일본)도 그만큼 따라갔다. 배상문은 “나도 장타라면 자신있는데 이시카와도 비거리가 비슷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연분홍색 바지의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한국이름 이진명·19·캘러웨이)도 엇비슷한 거리를 날리자 뒤따르던 갤러리의 감탄이 계속 이어졌다. 셋의 성적은 비슷했다. 18번홀(파5·561야드) 투온으로 버디를 한 이시카와가 1언더파 70타(공동 12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대니 리와 배상문이 나란히 이븐파 71타(공동 27위)를 써냈다.

한국에서 처음 경기를 한 이시카와는 “페어웨이 잔디가 일본과 비슷해 경기하기 쉬웠다. 그린 표면이 스핀을 잘 안 먹어서 스핀력을 높일 수 있는 부드러운 공을 사용했다”고 했다. 배상문에 대해선 “비거리가 굉장했다. 기술적·정신적으로 따라가려면 아직 먼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이시카와는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우드로 20여m 칩샷을 하기도 했다. “외국 경기에서 배웠다. 우드를 사용하면 공이 많이 굴러간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16번홀까지 3언더파를 쳤던 대니 리는 17번홀 보기, 18번홀 더블보기를 했다. 18번홀에선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졌다. “3번 우드로 오른쪽을 보고 쳤는데 실수했다”는 그는 10번홀 10m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퍼팅 감각은 괜찮았다.

디펜딩 챔피언 배상문은 6번홀(파4·330야드) 티샷을 그린에지에 떨어뜨리는 등 힘자랑을 했다. 4~6번홀 버디를 했지만 10번·12번홀 더블보기로 주저앉았다. 그는 “8번홀에서 다들 버디를 했는데 나만 파를 기록한 뒤 흔들렸다”며 “이시카와나 대니 리 모두 어린 선수들인데 옆에 있는 선수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퍼팅이 좋았다”고 했다.

한편 로리 맥길로이(20·북아일랜드)는 이븐파 71타로 1라운드를 마쳤고, 유에스(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 안병훈(18)은 4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 등 5명이 4언더파 67타 공동 1위에 올랐다.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