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 3타차 1위
카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는 1969년 8월생으로 25일이면 마흔 살이 된다. 불과 11주 전에는 둘째 아이를 낳았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출산 후 두 번째로 나선 대회였다. 그의 경쟁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었다. 싱싱한 그네들과 달리 매슈의 얼굴에는 주름살이 깊었으나, 그의 가슴과 머릿속에는 세월이 품어준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태생의 매슈는 바람과 함께 골프를 칠 줄 알았다. 해안가의 초원지대에 세워진 골프장(링크스) 출전 경험이 많은 그는 잉글랜드 랭커셔 블랙풀의 로열 리섬 세인트앤스 골프클럽(파72·6492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20만달러·우승상금 31만달러)에서 노련미를 앞세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995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지금껏 2승을 거뒀으나, 메이저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해 더욱 뜻깊었다.
3라운드까지 경쟁자들을 3타 차 이상으로 제쳤던 매슈는 4라운드 초반 부담감 때문인지 연속해서 실수를 했다. 2,3라운드 때와 달리 드라이버샷이 종종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11번 홀을 마쳤을 때는 3타를 잃어 미야자토 아이(일본)에게 공동 1위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슈는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13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연속 버디를 낚아냈다. 어려운 퍼팅도 척척 해냈다. 그 사이 경쟁자들은 하나둘씩 밑으로 떨어졌다. 결국, 매슈는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면서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위 카리 웹(호주)과는 3타 차이(이븐파 288타)가 나는 여유로운 우승이었다.
역시나 엄마 골퍼인 한희원(31·휠라코리아)은 4라운드에서 두 타를 줄여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신지애(21·미래에셋)는 3오버파 291타로 최나연(22·SK텔레콤)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그쳤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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