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26일(한국시각)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1라운드 11번째 그린에서 퍼팅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마라나/AP 연합
우즈,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2회전 진출
페어웨이 안착률 높아져…최경주 탈락
페어웨이 안착률 높아져…최경주 탈락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26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마라나 리츠-칼튼 골프장(파72·7833야드) 1번홀(파4). 한 팬은 등 뒤에 ‘복귀 환영’이라는 문구를 직접 새겨놓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일부 팬은 “찰리(아들 이름)를 위해 승리하라!”고 소리쳤다. 갤러리와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3번 우드를 꺼내 든 그는 호쾌하게 허리를 돌렸다.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지는 비거리 301야드짜리 샷. 타이거 우즈(34).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달리 스윙할 때 왼발이 지면 위에 조금 오래 붙어 있었다. 수술받은 왼무릎이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듯했다. 253일 동안이나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감각이 조금 무뎌졌는지 그린 위에서 몇 차례 실수가 있었다. 그래도 세계 64위 브랜든 존스(호주)를 넘어서기엔 충분했다. 대회 6패 가운데 3패를 당했던 호주 선수 상대 징크스도 없었다.
우즈는 1번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컵 1.4m에 붙이고 버디를 잡아내며 복귀신고를 했다. 2번홀에서도 존스에게 컨시드를 받고 2홀 차로 앞서나갔고, 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1홀을 내줬으나 8번홀에서 다시 만회했다. 존스의 15번홀 이글로 3홀 차로 좁혀졌지만, 16번홀에서 파로 비기면서 2개 홀을 남겨놓고 우즈의 3홀 차 승리가 확정됐다.
우즈는 이날 16개 홀에서 버디 3개와 이글 1개, 그리고 보기 3개를 기록했다. 컨시드(OK)를 받은 2번홀(파5)도 두 번째 샷을 홀컵 1.7m에 붙여 이글이나 마찬가지였다. 파3 홀을 제외한 12개 홀에서 첫번째 샷이 페어웨이를 빗겨간 것은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 지난해 페어웨이 안착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드라이버샷이 그만큼 정교해졌다고 할 수 있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우즈는 밝은 표정으로 “경기 중반에 아이언샷이 몇 개 빗나갔지만, 다른 것은 괜찮았다”며 “별로 달라진 걸 못 느꼈다. 페어웨이로 걸어 내려갈 때 항상 해오던 일을 하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27일 새벽 4시 팀 클라크(남아공·33위)와 2라운드(32강전)를 치른다. 우즈는 2006년부터 항상 시즌 첫 출전대회에선 우승을 차지해 왔다.
지난 대회에서 8강까지 올랐던 최경주(20위)는 올리버 윌슨(잉글랜드·45위)에게 덜미를 잡혀 조기탈락했다. 2008 올해의 선수로 뽑힌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4위)과 올해 처음 대회에 나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2위)도 각각 팻 페레스(미국·62위)와 칼 슈바르첼(남아공·63위)에게 패했다. 앤서니 김(11위)은 린원탕(대만·54위)과의 경기에서 5개 홀을 남겨놓고 7홀을 앞서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말레이시아·호주 투어를 다니면서 내 스윙을 찾은 것 같다”고 밝힌 앤서니는 2라운드에서 최경주를 꺾은 윌슨과 16강 진출을 다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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