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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사라지는 ‘퍼블릭’골프장

등록 2008-05-27 18:26수정 2008-05-27 22:31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부근 노을공원에 가면, 난지골프장이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01년 7월 서울시와 협약서를 체결해 만든 9홀짜리 퍼블릭코스입니다. 1만~3만원의 싼값에 일반골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단이 146억원을 들여 2004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운영권을 놓고 두 기관이 몇년간 법정다툼을 벌이게 되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등 파행을 겪었습니다. 2004년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해 승소까지 한 공단은 “난지골프장이 국내 최고의 모범적 대중골프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린다”며 버텨왔지만, 올해 정권이 바뀌자 느닷없이 ‘백기’를 들었습니다. 내년부터 공원화하기로 하고, 현재 보상금 등 후속조처를 밟고 있습니다.

공단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승소해도 서울시가 (골프장) 승인권을 가지고 있어 승인을 계속해서 지연시킬 여지가 있다. 국민들한테 다툼기관으로서 부정적 이미지를 보일까봐 그렇게 했다”고 해명합니다. 요즘도 인터넷 예약을 통해 이곳을 이용하는 골퍼들은 하루 40팀 정도 된다고 합니다. 정부가 골프대중화를 위해 퍼블릭코스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미 거액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이 투입된 퍼블릭골프장을 다시 갈아엎는 것이 이성적인 처사인지 모르겠습니다.

난지골프장은 그렇다 칩시다. 일부 퍼블릭골프장의 횡포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늬만 대중골프장이라는 것이지요. 서울 근교 한 유명골프장이 대표적입니다. 이 골프장에는 3개의 정규코스(54홀)가 있는데, 2개는 퍼블릭코스입니다. 그런데 부킹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그린피도 대폭 올려 주말의 경우 21만원이나 합니다.

이곳 ‘북코스’라는 곳도 입길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당연히 정규코스라 생각하겠지만, 이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음식점 상호입니다. 골프장 입구 부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골프장을 이용했던 김아무개씨는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퍼블릭골프장 편법의 극치로 단체손님 위주로만 부킹을 받고 있어 일반인에게는 기회조차 없다. 단체팀은 클럽하우스와 골프장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필히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개월 이상 골프장 이용정지’라는 페널티를 먹는다. 이제는 그것도 부족해 2년 전 골프장 인근에 초대형 식당를 차려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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