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이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 4라운드 3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누군가에게는 야속한 비가, 누군가에게는 행운의 비가 됐다. 성유진(23)은 비 ‘덕분에’ 시즌 2승을 챙겼고, 김재희(22)는 비 ‘탓’에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놓쳤다.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 4라운드 경기는 폭우 탓에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 조직위원회는 회의 결과 라운드 진행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최종 라운드를 취소시켰고, 대회는 규정에 의해 3라운드 54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성유진(12언더파 204타)이 우승자가 됐다. 성유진은 4라운드에서는 10번 홀까지 5타를 잃으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비 탓에 최종 라운드 경기 내용이 삭제되며 우승 상금 1억6200만원을 거머쥐었다.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3번째 우승.
성유진은 우승 확정 소식을 들은 뒤 “오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는데 하늘이 제게 선물을 줬다고 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골프는 실수했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경기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고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라운드 18번 홀 그린이 물에 잠긴 상황. KLPGA 제공
반면 4라운드 중반까지 3타를 줄이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김재희는 아쉬움을 삼켰다. 김재희는 3라운드까지 이예원(20)과 함께 공동 2위(11언더파 205타)에 올라 있었다. 2021년 투어 데뷔 뒤 첫 우승을 노렸던 김재희로서는 하늘을 원망하면서 공동 2위(상금 각 8550만원)에 만족해야만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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