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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결국 사우디 LIV골프와 동업…오일머니의 승리?

등록 2023-06-07 13:03수정 2023-06-07 13:10

1년간 소송전 벌이며 다투던 두 경쟁대회
극적 법인 통합 이뤄…사우디 국부펀드의 힘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 커미셔너. EPA 연합뉴스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 커미셔너. EPA 연합뉴스

오일머니가 골프를 삼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리브(LIV) 골프, 디피(DP) 월드투어는 6일(한국시각) 공동성명을 내고 “골프라는 종목을 전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 합의를 이뤘다”며 “리브 골프를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골프 관련 사업권을 피지에이 투어와 디피 월드투어 사업권과 결합해 공동 소유 영리 법인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21년 10월 리브 골프가 출범한 뒤 공개 비판과 소송전을 벌이던 피지에이 투어와 리브 골프는 한 배를 타게 됐다. 양쪽은 서로에게 제기했던 각종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고, 선수 자격 문제 등 세부 사항을 합의해 이를 향후 다시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브 골프로 옮겨가며 각종 대회 참가가 금지됐던 선수들도 속속 복귀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 경쟁자가 동업자로 변화한 모양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리브 골프가 승리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2년도 채 안 돼 피지에이를 협상장으로 불러냈고, 결국 통합까지 일궜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합병은 사우디의 승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사우디가 골프에 대한 지배권 확대할 권리를 사실상 보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법인이 투자를 받을 경우 사우디 국부펀드가 우선 거부권을 가진다’고 발표했는데, 이 조항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만약 새로운 법인이 더 많은 돈을 조달해야 할 경우, 사우디 국부펀드 입맛에 맞는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큰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간 스포츠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오던 사우디가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합병으로 사우디는 가장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며 “스포츠에 대한 사우디의 야망이 포뮬러원(F1) 경주나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소유를 넘어 최정상 수준 국제 게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확대됐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리브(LIV) 골프로 전향했던 미국 브룩스 켑카. EPA 연합뉴스
리브(LIV) 골프로 전향했던 미국 브룩스 켑카. EPA 연합뉴스

향후 다른 종목에서 비슷한 갈등이 생길 경우에도 이번 합의는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피지에이 투어가 리브 골프로 향했던 브룩스 켑카(미국) 같은 이들을 강하게 비난했지만, 결국 약 1년 만에 양쪽이 통합하며 해당 선수들은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은 채로 다시 복귀할 기회까지 잡았다. 반면 피지에이 투어를 지지하던 선수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사전에 전혀 듣지 못해,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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