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섭이 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부상 얘기가 나오자 그는 울컥했다.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왼손가락 인대를 다쳐 투어를 1년여간 쉰 그였다. 손가락 부상도 너무 많은 훈련량 탓에 당했다. 투어 복귀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휴식기 동안 잠깐 레슨 강사를 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2022시즌 첫 참가 대회(KB금융 리브 챔피언십) 때는 공동 81위로 컷오프를 당했다. 하지만 두 번째 참가 대회에서는 다른 결과를 예상한다.
맹동섭(35)은 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1언더파 202타로 김비오(32)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맹동섭은 2008년 프로 입문했으며 지금껏 코리안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하지만 2018년 5월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이후 4년 동안 승이 없다. 자잘한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맹동섭이 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3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맹동섭은 경기를 마친 뒤 “1, 2라운드는 욕심을 버리고 쳐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면서 “복귀 첫 경기 때 성적은 안 좋았는데 나쁘지 않은 샷감이었다. 컷오프된 뒤 휴식기를 가진 게 이번 대회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 것도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부상으로 3~4개월 동안 아예 골프채를 안 잡았다. 선수가 컨디션 관리를 잘 해야 했는데 못해서 나 자신한테 크게 실망한 시기였다”면서 “올해까지 포기하면 마지막이라는 생각마저 했다. 골프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낀 1년이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비오는 이날 버디만 4개를 엮어내며 맹동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날 공동 선두에 올랐던 강윤석(36)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단독 3위(10언더파 203타)로 미끄러졌다.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김재호(40)는 마지막 18번 홀 세컨드 샷이 물에 빠지며 더블 보기를 범해 공동 4위(9언더파 204타)로 3라운드를 마쳤다. 최경주(52)는 4언더파 209타로 공동 19위. 프로 데뷔 3번째 컷 통과를 이뤄낸 이승민(25)은 공동 61위(3오버파 216타)를 기록했다.
서귀포/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