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스케이(SK)의 자밀 워니(오른쪽)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전주 케이씨씨(KCC)와 1차전에서 최부경(왼쪽)과 손뼉을 치고 있다. KBL 제공
속공 연결고리로 리바운드를 더한 ‘디펜딩챔피언’ 서울 에스케이(SK)가 94% 확률을 쥐었다.
전희철 감독이 이끄는 에스케이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전주 케이씨씨(KCC)와 1차전을 89-73으로 제압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6강 1차전을 이긴 팀이 4강에 오른 경우는 전체 50회 중 47회(94%). 지난 시즌(정규 1위)과 달리 3위로 ‘봄 농구’ 출발선에 선 에스케이의 엔진은 첫 경기부터 뜨겁게 예열돼 있었다.
부상 중인 최준용의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발된 상황에서 전희철 감독의 지시는 정연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정규시즌 케이씨씨 상대전적이 4승2패다. 저희가 리바운드에서 매번 밀렸는데도 공격 횟수는 더 많았다. 턴오버·스틸에서 앞섰기 때문인데, 플레이오프에서는 리바운드를 강조했다. 리바운드에서 5∼6개 차이만 줄이면 더 쉽게 갈 수 있다”라고 했다.
지시대로 에스케이는 골밑에서 투지를 불살랐다. 전반전에만 리바운드 21개를 잡아내며 케이씨씨(11개)를 무려 10개 차로 압도했다. 정규리그에서 케이씨씨에 평균 5.5개를 뒤졌던 리바운드 열세를 약 두 배 우위로 바꿔낸 것이다. 자밀 워니가 내곽에서 중심을 잡고 최부경(전반 5개), 허일영(4개), 오재현(3개) 등이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며 알토란 같은 공격권을 가져왔다.
에스케이는 리바운드 42-30, 스틸 9-3, 속공 득점 20-4로 케이씨씨를 앞서며 ‘스피드 농구’를 완성형으로 가다듬었다. 워니에서 김선형으로 이어지는 1옵션 득점 루트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활약이 어우러졌다. 워니는 26득점 12리바운드, 김선형은 11득점 10도움으로 동반 ‘더블더블’을 찍었다. 오재현은 3점 세 개(성공률 60%) 포함 17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플레이오프 모드’를 가동했다.
서울 에스케이(SK)의 오재현(왼쪽)이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에이닷 프로농구(KBL)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전주 케이씨씨(KCC)와 1차전에서 김선형(오른쪽)과 득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워니와 김선형의 ‘투맨 게임’ 봉쇄에 중점을 뒀던 전창진 케이씨씨 감독의 구상은 코트 위에서 무력화됐다. 내곽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던 ‘키 플레이어’ 이승현(8득점 4리바운드)이 3쿼터 도중 부상으로 퇴장했고 시즌 막바지에 부상에서 돌아온 허웅도 4득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원맨쇼’ 분투를 벌인 라건아(28득점 12리바운드)가 4쿼터 초반 기어를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계획대로 첫 경기 기선을 잡은 에스케이는 이틀 뒤 다시 안방에서 케이씨씨와 2차전을 벌인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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