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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증’ 김영희 별세…허재·서장훈이 살폈던 ‘한국 농구의 역사’

등록 2023-02-01 21:34수정 2023-02-06 13:52

1984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2021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했던 김영희씨. 근황올림픽 유튜브 갈무리
2021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했던 김영희씨. 근황올림픽 유튜브 갈무리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국가대표 김영희씨가 별세했다. 향년 60.

김영희씨는 1963년생으로 키 2m가 넘는 장신 센터다. 김씨는 숭의여고를 졸업한 뒤 한국화장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출전했고, 올림픽 은메달을 땄다. 김씨는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받았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김씨는 1988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던 1987년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쓰러진 뒤 뇌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성장호르몬 과잉 분비 때문에 신체와 장기가 커지는 말단비대증(거인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뇌종양 등 합병증을 앓으며 30년 넘게 투병했다.

제10회 아시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박찬숙 현 서대문구 여자농구단 감독(왼쪽 둘째)과 김영희씨(왼쪽 셋째). 연합뉴스
제10회 아시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박찬숙 현 서대문구 여자농구단 감독(왼쪽 둘째)과 김영희씨(왼쪽 셋째). 연합뉴스

김씨는 2007년 <한겨레>와 만나 투병 생활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주변 도움을 받아가며 한 달에 한번 140만 원짜리 성장억제제를 맞고 있었다. 2021년엔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나와 “매달 나오는 체육 연금 70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 보름 만에 다 없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당시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농구인 서장훈과 허재 등이 치료비를 모아 김씨에게 전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특별보조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청주 국민은행과 부천 하나은행의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맞대결에선 경기 시작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 묵념을 진행했다. 후배들이 한국 여자농구 역사를 쓴 고인에게 보내는 마음이었다.

발인은 4일 오전 8시30분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 빈소는 별도로 차라지 않았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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