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신인 선수로 유일하게 발탁된 기아 타이거즈 이의리. 연합뉴스
어린 투수와 베테랑 야수. 올림픽 금메달 사수를 위한 야구 대표팀 구성이다. 24명 중 9명이 새로운 얼굴들이라 불안감은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16일 오전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 24명 명단을 발표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최원준(두산 베어스), 이의리(기아 타이거즈) 등 투수진은 대거 새로운 얼굴이 발탁됐다. 투수 엔트리 10명 중 6명이 첫 대표팀 승선이다. 이의리는 전 포지션을 통틀어 신인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뽑혔다.
더그아웃 리더 역할을 기대한 추신수(SSG 랜더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발탁 논란이 일었던 오지환(LG 트윈스)이 주전 유격수로 뽑혔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들 경험이 부족해서 내야 수비가 견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지환이 수비를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한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야수진에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은 첫 태극 마크다. 김혜성은 백업과 대주자 역할, 오재일은 주전 1루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포수는 양의지(NC 다이노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선택됐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0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 투수진 중 눈에 띄는 선수는 사이드암 최원준이다. 최원준은 작년에 두산 선발진에 합류해 10승(2패)을 올렸고 이번 시즌에도 안정된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15일까지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2.57)은 원태인(2.51)에 이어 토종 선발 2위다. 공 무브먼트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현재 패스트볼 구종 가치 리그 1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최원준은 동국대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프로 입단(2017년) 직전에는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암이 재발하는 비운 속에 오른쪽에 이어 왼쪽 갑상선도 제거했다. 건강을 되찾은 뒤에는 더이상 아프기 싫어 이름을 최동현에서 최원준으로 바꿨다. 갑상선암을 극복하고 대표팀 선발 한 축으로 성장했다.
개막 초반 ‘으리으리한’ 투구를 보여줬던 고졸 새내기 투수 이의리 또한 김경문호에 승선했다. 대표팀 주축이었던 좌완 트로이카(류현진, 김광현, 양현종)가 활약 무대를 미국(메이저리그)으로 옮기면서 대표팀은 왼쪽에 구멍이 생겼고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1년 어깨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에 돌아온 차우찬(LG 트윈스)까지 소환한 이유다. 대표팀에서 좌완 투수는 차우찬과 이의리 둘 뿐이다.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0㎞ 속구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나이답지 않은 배짱투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마운드에서 주눅 드는 법이 없다. 고졸 신인답지 않게 과감하게 타자 몸쪽으로 찔러넣는다. 올 시즌 성적은 2승2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할 지 모르겠지만 이의리는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대표팀은 7월19일 소집돼 고척 스카이돔에서 단체 훈련을 하게 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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