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홍창기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자 선수들이 좋아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수도권 팀의 한 단장은 최근 “우리 팀이 아주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 성적은 상위권에 있다”고 의아해했다. 다른 수도권 팀의 한 코치 또한 “우리 팀 투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데 순위는 높다”며 갸우뚱댔다. 이들의 의문은 일리가 있다. 최근의 KBO리그 순위는 딱히 큰 의미가 없다. 1~7위 경기 차가 2.5경기 차에 불과(19일 현재)하기 때문이다. 매치업에 따라 1주일 사이 팀 순위는 언제든지 뒤죽박죽될 수 있다.
일단 절대 강자가 없다. 각각의 팀들이 나름의 단점을 갖고 있어 치고 올라가지를 못한다. 삼성 라이온즈가 초반 뷰캐넌, 원태인 등 탄탄한 선발과 피렐라, 강민호, 구자욱의 공격력으로 왕조를 다시 구축하는가 싶었지만 최근 팀 방망이가 식으면서 3위로 미끄러졌다. 10경기 성적이 4승6패다. 엘지(LG) 트윈스는 평균자책점 1위(3.59) 마운드에 힘입어 1위로 올라섰지만 팀타율이 0.248로 리그 9위에 그친다. 득점권 타율(0.227)은 리그 꼴찌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성적(타율 0.239 5홈런)이 작년 같지 않다.
디펜딩 챔피언 엔씨(NC) 다이노스는 마운드가 불안하다.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선발, 불펜 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19일 엘지전도 5점 차 우위를 경기 후반에 지키지 못했다. 케이티(KT) 위즈는 강백호의 불을 뿜는 타격(타율 0.427)으로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으나 외국인 선발 쿠에바스(1승2패 평균자책점 7.39)의 부진이 뼈아프다.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또한 외국인 선발 르위키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고 역시 불펜 쪽이 불안한 상황이다. 그나마 추신수가 타선에서 살아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두산 베어스는 팀 평균자책점 2위(3.88), 팀 타율 2위(0.285)로 10개 팀 중 투타 밸런스가 가장 좋지만 힘이 2% 부족한 상태다. 아무래도 스토브리그 선수 유출의 영향이 있다.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팀 도루는 리그 꼴찌(11개). 1위 삼성(37개)에 3분의 1도 안 된다. 7위 키움 히어로즈는 이정후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최근 4연승으로 상위팀을 강하게 위협하고 있다. 시즌 초반 7연패의 충격이 어느 정도 상쇄됐다.
상위 7개 팀과 달리 기아(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추진력을 잃은 모습이다. 특히 기아는 5연패에 빠지면서 7위 키움과 4경기 차로 벌어졌다. 팀 장타율이 너무 떨어지는데 팀 홈런 수(11개)가 홈런 공동 1위 피렐라, 알테어(NC·이상 12개)보다도 적다. 리빌딩 과정을 거치는 한화와 사령탑 교체를 한 롯데도 딱히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승패 마진에서 -10 이하를 유지하는 게 관건일 듯 보인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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